[기독일보] 사망한 '구원파' 유병언 전 세모그룹 회장의 '금고지기'로 알려진 김혜경(52·여) 한국제약 대표가 미국에서 송환된 후 7일 오후 6시 인천지검에 도착했다.
선글라스와 검정색 스카프로 얼굴을 가린 채 모습을 드러낸 김씨는 갑작스런 귀국 이유와 200억원대 횡령 및 배임혐의를 인정하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검찰 조사에서 밝히겠다"고 짧게 답했다.
다만 "유병언의 자금책이 맞냐"는 기자들의 질문에는 "그런 적 없다"고 반박했다.
이날 김씨를 응원하기 위해 구원파 신도 10여명이 인천지검을 찾았다. 구원파 신도 중 한 명은 김씨가 검찰 차량에서 내리자 "혜경 언니 힘내세요"라고 응원하기도 했다.
인천지검 세월호 실소유주 비리 특별수사팀(팀장 이헌상 2차장검사)은 이날 오후 4시40분께 인천국제공항에 도착한 김씨를 비행기에서 체포했다.
김씨를 체포한 검찰은 횡령·배임 경위와 액수, 유 전 회장의 차명재산 현황 등을 직접 확인, 48시간 내 구속영장 청구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김씨는 아이원아이홀딩스 지분 6.29%를 보유해 유 전 회장의 두 아들(19.44%)에 이은 3대 주주다. 다판다의 지분 24.41%를 보유한 2대 주주이기도 하다. 아이원아이홀딩스는 세월호 선주사 청해진해운의 최대 지주사이며 다판다는 청해진해운의 모회사인 천해지 지분을 가지고 있다.
검찰은 김씨가 유 전 회장 일가의 비리를 밝혀줄 핵심 인물이라고 판단하고 세월호 참사 직후 그에게 검찰에 출석해 조사받을 것을 통보했지만, 김씨는 세월호 참사가 일어나기 전인 지난 3월말 90일짜리 비자 면제 프로그램으로 미국에 건너간 것으로 확인됐다.
검찰은 김씨가 수차례 소환 통보에 응하지 않자 지난 5월8일 체포영장을 청구하고 여권무효화 조치 및 범죄인 인도 절차에 착수하는 등 강제 송환에 나섰으며, 5월16일 인터폴(국제형사기구)은 김씨에게 적색 수배를 내렸다.
결국 김씨는 지난달 4일 미국 버지니아주의 한 아파트에서 미국 국토안보수사국(HSI)에 의해 불법 체류자 신분으로 체포됐다. 이후 김씨가 정식 범죄인 인도재판 청구를 포기하고 이민재판을 받지 않기로 하면서 예상보다 이른시간 국내로 돌아오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