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한기총 질서위에서 “이단이자 신성모독”이라는 판단을 받은 최삼경 목사는 소위 ‘이단감별사’인 동시에 남양주시 퇴계원면에 소재한 빛과소금교회를 담임하는 목회자이기도 하다. 다른 목회자들을 평가하는 입장에 있었던 최삼경 목사의 목회는 어땠는지, 그가 이단감별사로서 해온 활동에 비해 목회자로서 해온 활동은 잘 알려져 있지 않다. 그저 최삼경 목사 본인의 말에 의하면 교인수가 3, 4천여명에 달하고 모범적으로 목회를 하고 있다고 한다. 과연 그럴까.

빛과소금교회에서 약 2년간 수석부목사로서 섬겼던 김정현 목사(참좋은교회·사진)는 고개를 저었다. 김 목사는 최삼경 목사에 대해 “이단 사역을 하듯 목회를 했다”고 회상했다. 교인들을 사랑으로 품기보다는 정죄하고 내쫓으려 했다는 것이다.

김정현 목사가 빛과소금교회에 부임한 것은 2005년 12월 31일이었다. 수석부목사로서는 처음이었던만큼 기대와 각오가 남달랐던 터였다. 그런데 그가 최삼경 목사에 대해 의문을 품게 된 몇 가지 계기가 있었다.

첫번째는 최 목사가 어느날 부교역자실에 들어와 뜬금없이 “사실 삼신론 그거 뭐 문제 있어?”라고 말한 사건이었다. 단순히 혼잣말일 수도 있지만, 삼신론 논란은 교단 안팎으로 큰 문제가 됐었던 것이기에, 여전히 주장을 고수하는 듯한 최 목사의 태도는 모든 부목사들에게 충격을 줬다고 한다. 최 목사는 지금까지도 논란이 됐던 자신의 주장들에 대해 한 번도 공개 사과나 철회를 한 적이 없다.

별내면에 교회 개척하고 활동 않다가 재개발 보상받고는 폐쇄
아픔 있는 교인들 출교하려기에 막았더니 “사랑? 자네나 하게”

두번째는 남양주시 별내면에 S교회를 개척한 사건이었다. S교회는 교회로서의 활동은 전혀 하지 않았고, 그저 매주 빛과소금교회에서 2교구씩 돌아가며 주일예배만 드리고 있었다. 자신이 부임하기 전부터 이뤄졌던 일이라 처음에는 김정현 목사도 왜 그런지 몰랐으나, 나중에 별내면 재개발이 시작되어 약 1천평의 부지를 보상으로 받고는 얼마 지나지 않아 노회에 교회 폐쇄신청을 하는 것을 보고서야 그 이유를 알게 됐다.

목사였던 조부로부터 “교회는 하나님의 것이기에 한번 세우면 어떤 일이 생겨도 유지하는 것이 원칙”이라고 배웠던 김정현 목사로서는, 최삼경 목사가 어떠한 목적을 갖고 교회를 개척하고 또 쉽게 폐쇄하는 모습을 보고 회의가 들지 않을 수 없었다.

세번째는 2007년 10월경 4명의 집사들이 교회의 허락을 받지 않은 기도 모임을 갖던 사실이 발각된 사건이었다. 최삼경 목사는 부목사들에게 문제의 모임을 해체하지 않으면 출교시켜야 한다며 노발대발했다. 놀란 부목사들이 알아본 결과 모임을 갖던 집사들은 대부분 교회에 열심히 헌신하던 이들로, 각기 남편의 사업 실패나 사고 등 아픔이 있던 상태였다.

김정현 목사는 수석부목사로서 이 사실을 최삼경 목사에게 보고하고 “이렇게 된 것은 다 우리 부목사들의 불찰이고, 우리가 사랑으로 더 보살필테니 출교만은 보류해 달라”고 요청했다. 그러나 최삼경 목사의 대답은 “사랑? 그거 김 목사나 하게”였고, 이 일을 계기로 김 목사는 조만간 빛과소금교회를 떠나 개척을 해야겠다는 결심을 굳혔다고 한다.

그런데 얼마 뒤 주일에 교회에 가니 주보에 느닷없이 ‘김정현 수석부목사 사임 공고’가 실려 있었다. 일종의 부당해고였기에 항의할까도 생각했지만, 이미 마음이 교회를 떠난 상태였기에 묵묵히 교인들에게 인사를 하고 교회를 떠났다.

일방적 해임 뒤 개척하려 하자 “잘 되나 두고 보자”

그 뒤 기도원에 들어가 교회 개척을 하던 김정현 목사는 “이유야 어찌 됐든 최삼경 목사에게 사과하며 개척을 도와달라고 해본 뒤, 최 목사가 승락하면 타지로 가서 개척하고, 거절하면 빛과소금교회 근처에 개척하라는 하나님의 신호로 받아들이라”는 권유를 받고 빛과소금교회 당회장실로 찾아갔다. 때마침 주일 1부 예배가 끝난 시간이었다(최삼경 목사는 TV로 격투기 프로그램을 보고 있었다고 한다).

김정현 목사가 무릎을 꿇고 사과하며 “개척을 하려는데 도와 달라”고 하자, 최삼경 목사의 대답은 “잘 되는가 두고 보겠다”였다. 그것이 최삼경 목사와의 마지막 만남이었다. 이에 김 목사는 오히려 하나님의 응답을 받았다는 홀가분한 마음으로 돌아와, 인근에 참좋은교회를 세우고 지금까지 목회를 하고 있다.

참좋은교회 창립예배 당시 빛과소금교회에서 가깝게 지내던 교인들조차 한 명도 오지 않았다. “그곳에 가면 배신자”라는 엄명이 있었다고 한다. 또 빛과소금교회 교인이 김정현 목사 내외와 우연히 만나 대화만 나눠도 최삼경 목사에게 야단을 맞는다고 한다. ‘세상에서는 직장이 바뀌어도 서로 인간관계는 유지되는데, 교계는 정말 무섭구나’ 하는 생각에 그도 사모도 적지 않은 마음의 상처를 받았다고 한다.

교인수 줄고 교회빚 많아 내부 불만… 익명의 비판 문건 돌기도

김정현 목사는 빛과소금교회 교인들이 최삼경 목사를 무서워하기 때문에 대놓고 이야기하지는 못하지만, 교회 내에서도 최 목사에 대한 불만이 적지 않다고 했다. 출석교인수도 최근에는 몇백명 수준으로 크게 줄어들었고, 교회빚도 자신이 있을 때 약 150억에 달했다고 했다. 얼마 전에는 지역에 익명의 내부 비판 문건이 몇 차례 돌기도 했다고 한다.

김정현 목사는 이번 한기총 질서위의 판단에 대해 “한국교회가 그간 최삼경 목사에게만 너무 많은 권위를 준 듯하다”며 “그래서 교만하게 만들고 지금의 지경에 이르게 한 것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든다. 얼마 전에는 최 목사가 교단의 선배인 은퇴 목회자들을 고소하기까지 한 것을 보고 마음이 아팠다”고 했다.

김 목사는 “지금도 최 목사에게 개인적인 감정은 없다. 감정 때문이라면 예전 부당해고를 당했을 때 고소했을 것”이라며 “다만 최삼경 목사가 이제는 하나님께서 자신을 낮추려 하신다는 것을 깨닫고 유종의 미를 거뒀으면 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