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마름'
왜 가슴이 저미어 오는 것일까.
설한(雪寒)의 겨울도
아지랑이 피어 오르는 봄도
불볕이 내리쬐는
여름은 더더욱 아닌
가을에 들어 섰을 뿐인데.
왜 가슴이 짓눌려오는 것일까.
경쟁으로 치닫는
우리사회의 어두운 단면(斷面)들
벼랑 끝으로 내몰려
힘없이 쓰러져간 상처받은 영혼들
달콤한 언어로 포장해
애써 외면해 왔던 지난날의
비굴한 모습이 투영된
때문만은 아닐까.
가야 할 길은 멀기만 한데
냉혹한 현실 앞에
바람막이 없이 놓여진 너와 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