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일보 손현정 기자] 홍콩에서 중국의 정치적 간섭에 반대하는 시위가 며칠째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일부 홍콩 교회들이 시위대의 요구가 응답될 수 있도록 기도하고 있다고 최근 전했다.
이번 사태는 중국 정부가 홍콩 행정장관 선거에 출마하는 후보자 자격을 제한하는 결정을 내린 데 따라 촉발되었으며, 대학생들이 위주가 된 수천 명의 홍콩 시민들은 완전한 보통선거권을 보장하는 민주화를 요구하며 시위를 벌이고 있다.
이 가운데 일부 홍콩 교회들은 시위대를 지지하는 입장을 밝히면서 이들을 위한 기도를 요청했다. 홍콩 대형교회인 바인처치(Vine Church)의 담임목회자인 앤드류 가드너 목사는 "교회로서 우리 역시 이러한 사태에 응답을 내놓아야 할 책임감을 느낀다"면서 "정의는 하나님께 속한 것이기에 교회 역시 정의를 갈망하고 있다. 또한 하나님께서는 수년간 우리의 마음 속에 정의에 대한 열정을 심어주셨다"고 밝혔다.
바인처치는 시위대들을 위해 교회 건물을 개방했으며, 이들에게 쉴 곳과 먹을 것을 제공하고 있다. 가드너 목사는 "우리 교회는 안식처를 필요로 하는 모든 사람들에게 열려 있다"고 전했다.
그는 또한 홍콩 교회들과 세계 교회들에 기도를 요청하면서, "기독교인들은 위기 속에서 가장 먼저 기도해야 한다"며, "우리 교회도 이러한 사태 가운데 무엇인가 책임을 해야 한다고 생각했고, 그래서 기도부터 시작했다"고 밝혔다. "기도만이 우리가 해야할 일은 아니겠지만, 그래도 기도는 가장 강력한 힘을 지니고 있다"고 그는 강조했다.
홍콩의 사회과학자인 조셉 쳉 박사는 한편, 현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기독교인들은 본질적으로 반공산주의자들이다"며, "따라서 많은 기독교인들이 이 시위를 지지하고 있다"고 견해를 밝혔다. 그는 "중국 공산주의 정부는 무신론적 정책을 펼치고 있으며 이에 따라 많은 기독교인들을 차별하고 있다. 그렇기에 기독교인들은 더욱 더 희생을 불구하고라도 이번 시위를 지지할 것이다"고 전했다.
한편, 홍콩 민주화 시위대 측은 10월 1일까지 자신들의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새로운 시민불복종 운동에 돌입할 것이라고 렁춘잉(梁振英) 현 홍콩 행정장관에게 최후통첩을 보내고 그의 사퇴를 촉구했다. 그러나 렁 장관은 "중국이 행정장관 선거에 출마하는 후보자 자격을 제한한 결정을 철회하는 일은 결코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자신이 임기가 끝나는 2017년 이전에 사퇴하는 일도 결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