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일보 이동윤 기자] 스타목사였던 전병욱 목사의 불편한 진실을 다룬 책, '숨바꼭질(온라인 카페 <전병욱 목사! 진실을 공개합니다> 편집팀, 대장간 출판사)'이 출간됐다.

'숨바꼭질'은 전 목사가 저지른 성추행, 성범죄 사실을 다뤘으며, 피해자 8명의 증언이 담겨있다.

이 책의 저자들은 국내 모 일간지와의 인터뷰를 통해 "교회개혁실천연대 집행위원을 지낸 이진오 더함공동체교회 목사와 함께 온라인 카페를 만들어 제보를 받고 교회의 진상 규명을 촉구했다"며 "이 카페에는 전 목사에게 성추행 당했다는 제보가 쏟아졌다"고 밝혔다.

이어 "셀 수 없이 많은 피해 사례가 올라왔고 그 중 심각한 성추행만 15건"이라며, "'숨바꼭질'에는 그 중 동의를 받은 8명의 진술을 실었다"고 책 내용을 소개했다.

'숨바꼭질'이란 책 제목은 온라인카페 <전병욱 목사 진실을 공개합니다>에서 공모를 통해 선정됐다. 책 제목은 한국교회의 현주소를 고발하는 의미가 담겨있다.

책 제목의 의미에 대해 "우리시대 스타목사 전병욱은 목사라는 권위와 교회라는 조직 뒤에 숨어버렸다. 삼일교회당회와 성도들은 신앙과 순종 뒤에 숨었다. 합동총회와 평양노회는 교회법과 동료 목사의 의리를 내세우며 시종일관 모르쇠로 숨어있다. 그러는 사이 전 목사는 홍대새교회를 개척하고 교회와 교인을 방패삼아 완전히 숨었다. 그렇게 모두 숨바꼭질을 하는 동안, 피해자들은 술래가 되어 거리를 헤매지만 오히려 주변의 손가락질과 질책에 섬겨왔던 교회에서도 또 세상에서 꼭꼭 숨어 버려야 했다"고 설명하며, 부조리와 답답한 모습을 비판하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문제들을 비판하고 있지만, 감추고 덮기에 급급하며 실망스러운 모습들도 여전하다.

한 예로, 교회개혁실천연대에 올라온 총회 참관기에 따르면 참관자가 총회 현장에 도착해 참관하기 전에 전병욱 목사가 오랫동안 여성도를 성추행해 온 진실을 밝히는 책 '숨바꼭질' 출간을 알리는 피켓을 들고 시위를 했다고 한다. 그때 어떤 총대가 다가와 발언을 했다.

"너는 허물 없어?"

참관기를 쓴 글쓴이는 "저 역시 허물 많다. 그러나 제가 허물이 있다고 해서 전병욱 목사의 죄가 덮어지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을 했지만, 몇 차례 반복되는 질문과 답변이 오고 갔고 더 이상 대꾸하지 않자 그냥 자리를 떠났다고 한다.

그러면서 "목회자가 성범죄를 저지르고 교회 돈을 횡령하고 교회를 세습하는 등등의 중범죄를 저질렀음에도 불구하고 이에 대해서 처벌할 생각을 하지 않고 덮고 가려 하고 그 죄를 해결하려는 사람을 향해서 손가락질을 하고 정죄하는 모습을 종종 본다"고 비판했다.

책은 출간됐지만, 이 사건은 책 제목인 '숨바꼭질' 처럼 명확한 결론이 나지 않고 있다.

피해 당사자인 삼일교회 교인들은 지난 2012년 6월부터  전 목사가 속한 대한예수교장로회(예장) 합동 평양노회에 전 목사의 목사직 박탈을 요구하는 면직청원을 하고 있지만, 반려되고 있다. 오는 13일에는 정기노회에서 전 목사 면직안건이 또다시 상정될 예정이다. 

전 목사는 2012년 5월부터 새 교회를 개척, 목회활동을 계속하고 있다. 교회 신도도 약 1만여 명에 달한다.

피해자도 가해자도 이 사건을 해결해야 할 노회 및 총회 등 교회도 모두 숨으려고만 하는 이 상황에서, '숨바꼭질' 이 책의 출간은 한국교회와 우리 사회에 '씁쓸함' 만을 던져주고 있다.

#숨바꼭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