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일보 이동윤 기자] 방송통신심의위원회(방심위)가 지난 6월 11일 KBS1 <뉴스 9>에서 당시 문창극 총리 후보자에 대한 보도의 문제점을 지적한 한국교회언론회(교회언론회·대표 김승동 목사)의 '시청자 불만' 민원에 대해 회신을 통해 그 문제점을 인정했다.
29일 교회언론회에 따르면 방심위는 지난 26일 공문회신을 통해 "KBS는 이미 공개된 후보자의 논문, 저서, 칼럼, 기고문 등 검증 가능한 자료들이 많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들 자료에 대한 검토나 소개 없이 사적 영역에 속하는 종교 활동만을 인사 검증의 근거로 제시한 것은 다소 부적절했다"며 "이를 전달하는 과정에서도, 기독교적 역사관을 바탕으로 교회 내에서 교인을 대상으로 신앙을 간증한 강연의 취지와 종교적 특수성, 시련과 기회의 역사를 소재로 한 강의의 전반적 내용, 타인 의견의 인용 여부 등 전후 맥락에 대한 설명을 충분히 하지 않은 채, 자극적인 제목과 멘트로 그 부적절함을 부각시킨 측면이 있다"고 밝혔다.
또한 방심위는 "동 보도의 내용과 사회적 파장을 감안할 때, 보도에 앞서 후보자에게 그 취지와 내용을 충분히 전달하여 후보자가 사안의 심각성을 인식하고 적극적으로 반론에 임할 수 있도록 하여야 함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실질적인 반론권을 충분히 제공하지 않아 후보자의 입장을 형식적 수준으로 전달한 바, 관련 심의 규정에 위반되는 것으로 판단된다"면서 "한국방송공사는 국민의 여론과 사회적 소통을 주도하는 공영방송으로서, 다양한 자료에 대한 충분한 사전 검토와 분석을 거쳐, 중립적인 입장을 견지하고 타 방송사의 그릇된 여론 조성 등을 경계할 책임이 있다는 점에서, 그 위반의 정도가 더욱 중하다고 판단된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교회언론회는 "방심위가 KBS의 문제점보다 더 무게를 두고 판단한 것은 언론의 공익적 목적과 비판 기능의 위축"이라며 비판했다.
방심위는 "주요 공직 후보자의 검증이라는 공익적 견지의 보도로써, 언론 본연의 역할을 수행한 부분에 대해 심의 규정을 엄중히 적용할 경우 권력에 대한 비판 기능이 위축될 우려가 있다"며 "방송법 제100조 제1항에 따라 향후 관련 규정을 준수하도록 '권고'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이 같은 방심위의 설명에 교회언론회는 "방심위가 고뇌한 흔적은 보이나, 정치적 결정에 치중했다는 인상을 지울 수 없다"며 "결국 공영방송인 KBS 보도에 중대한 문제점이 있다는 것은 인정하면서도 '제재조치'는 '권고'에 그친 것이며, 공영방송일수록 제재에는 더욱 엄격해야 비슷한 사례들이 재발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교회언론회는 또 "이번의 경우에는 방송법 제100조 제3항의 '방송 편성 책임자•해당 방송 프로그램 관계자에 대한 징계'까지 갈 수 있는 사안이었다"며 "특히 KBS는 당시 사장도 궐위된 상태여서 '게이트키핑'(gatekeeping-편집자에 의해 뉴스가 선택되는 것)이 제대로 이뤄졌는지도 의문"이라고 전했다.
한편, 한국교회언론회는 지난 6월 13일자 공문 발송에서, "문창극 국무총리 후보자가 교회 등에서 강연한 내용의 전반적인 맥락이나 취지 등을 감안하지 않고, 일부 발언 내용만을 인용, 편집하여 보도함으로써, 시청자를 오도하고 후보자의 명예를 훼손하였다"는 취지의 민원을 제기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