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AG] 양궁 컴파운드 단숨에 '효자종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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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부 기자
27일 오후 인천광역시 계양아시아드양궁장에서 열린 '2014 인천아시아경기대회' 여자 양궁 컴파운드 개인전 결승 시상식에서 금메달을 딴 최보민이 시상대에 올라 손을 흔들고 있다. 2014.09.27.   ©뉴시스

아시안게임에 처음 등장한 양궁 컴파운드가 단숨에 '효자종목' 반열에 올랐다.

양궁은 리커브와 컴파운드 두 종목으로 나뉜다.

그동안 올림픽이나 아시안게임에서 봐온 양궁은 리커브다. 활시위를 당기고 조준하는 과정이 모두 사람의 능력에 의해 이뤄진다.

컴파운드는 기계식 활을 사용한다. 시위를 당겨 고정시킨 뒤 격발 장치를 통해 활을 쏘기 때문에 화살이 빠르고 정확도도 높다. 사격과 유사한 점이 많다.

양궁 최강국인 한국에서도 컴파운드 종목은 인지도가 낮았다. 컴파운드가 올림픽, 아시안게임, 전국체전 등의 정식종목이 아니기 때문이다.

컴파운드의 재미를 알릴 수 있는 기회가 찾아왔다. 이번 2014인천아시안게임에서 처음으로 정식종목으로 채택됐다.

'우리도 있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 컴파운드대표팀은 피나는 훈련을 거듭했다. 목동야구장을 찾아 경기장의 소음을 미리 경험했고 긴장감 극복을 위해 리커브대표팀과 합동훈련을 벌이기도 했다.

노력은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 컴파운드대표팀은 인천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 2개, 은메달 2개라는 값진 결실을 얻었다.

최보민(30·청원군청), 석지현(24·현대모비스), 김윤희(20·하이트진로)로 구성된 여자대표팀은 단체전 결승에서 대만을 229-226으로 제압하고 우승을 차지했다.

라오스와의 8강에서는 238점을 쏴 지난 2011년 미국이 세운 세계기록(종전 236점)을 갈아치웠다.

개인전도 한국 잔치였다. 최보민과 석지현은 나란히 결승에 올라 각각 금메달과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대표팀 맏언니 최보민은 아시안게임 컴파운드 여자 개인 첫 금메달리스트, 컴파운드 종목 첫 2관왕 달성자가 되는 의미있는 기록을 남겼다.

남자대표팀도 제 몫을 다했다. 단체전에 출전한 민리홍(23), 최용희(30·이상 현대제철), 양영호(19·중원대)는 뛰어난 기량을 선보이며 결승까지 올랐다.

금메달 문턱에서 인도에 225-227로 패배하기는 했지만 간발의 차였다. 은메달을 획득했다.

지원도 관심도 없는 열악한 환경 속에서 꽃핀 컴파운드대표팀은 이 종목에 걸려있는 총 4개의 금메달 중 2개를 거머쥐었다. 여자 개인·단체전, 남자 단체전 등 3종목에서 결승 무대를 밟았다.

비인기 종목의 설움 속에서 컸지만 양궁 컴파운드는 이제 한국 스포츠의 효자 종목이 됐다.

컴파운드가 탄탄한 선수층을 갖추고 '인정받는 종목'으로 발전하기 위해서는 아직도 갈 길이 멀다.

장영술(54) 양궁대표팀 총감독은 "처음으로 정식종목이 된 컴파운드에서 우리 선수들이 기대 이상으로 잘해줬다"며 "금메달과 은메달을 각각 2개씩 땄고 과정도 상당히 좋았다. 여자 단체전에서는 세계기록이 나왔고 남자팀 역시 실력 면에서는 크게 뒤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이번 대회를 통해 많은 관심을 받기는 했지만 컴파운드의 환경은 여전히 열악하다"며 "컴파운드가 국제무대에서 지속적으로 성적을 내기 위해서는 꾸준한 지원과 관심이 필요하다. 또 탄탄한 선수층을 갖추기 위해서는 컴파운드의 전국체전 정식종목 채택 등 제도적인 변화도 있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대회 2관왕을 달성한 최보민은 "이번 인천아시안게임을 통해 컴파운드가 많은 관심을 받았다"며 "앞으로도 지속적인 사랑을 보내주시길 바란다. 반드시 더 좋은 성적으로 보답하겠다"고 전했다.

#양궁컴파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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