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일보 윤근일 기자] 탈북자단체가 21일 계획대로 대북전단을 살포하겠다고 예고하면서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북한은 물론 국내 진보성향 시민단체들이 반발하고 있다. 탈북자단체인 자유북한운동연합은 이날 오전 11시께 경기 파주시 탄현면 성동리 오두산통일전망대 주차장에서 '김정은 공갈협박 규탄 대북전단 보내기' 행사를 개최할 예정이다. 자유북한운동연합은 행사에 앞서 "거짓과 위선의 잔혹한 독재자의 불편보다는 2000만동포의 알권리가 더욱 중요하기에 우리는 김정은의 공갈협박을 박차고 북한인민이 자유해방을 성취하는 날까지 계속 사실과 진실의 편지를 보내겠다"고 취지를 설명했다.
이에 북한은 반발했다. 북한 대남기구 조국평화통일위원회의 선전매체인 '우리민족끼리'는 전날 "우리 군대는 이미 괴뢰들의 삐라살포행위를 전쟁도발행위로 간주하고 그 도발원점과 지원 및 지휘세력을 즉시에 초토화해 버리겠다는 것을 천명했다"며 "그것은 결코 단순한 경고로 그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북측은 "평화의 숨결, 아시아의 미래라는 이름 밑에 국제체육경기대회가 벌어지고 특히 우리의 선수들이 참가하고 있는 때에 우리를 반대하는 극악한 도발행위가 남조선당국의 공공연한 비호 밑에 감행되고 있는 데 대해 우리는 절대로 좌시할 수 없다"며 정부를 압박했다.
국내에서도 진보성향 시민사회단체를 중심으로 대북전단 살포 반대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고양·파주 등 접경지역 시민사회단체들과 개성공단 입주업체, 한국진보연대 등은 대북전단 살포 30분전인 이날 오전 10시30분부터 같은 장소에서 살포행위를 규탄하는 내용의 기자회견을 개최한다. 한국진보연대는 "정부는 개인의 자율적 행위이므로 막을 수 있는 권한이 없다고 하지만 집시법 제12조에 의거해 군사지역 인근에서 작전 수행에 피해를 주는 경우 조치할 수 있다"며 "경찰 직무집행법 제5조에 따라 위험한 사태가 있을 수 있는 대북전단살포를 즉시 중지시키라"고 요구했다. 고양파주시민사회단체도 성명서에서 "탈북단체는 평화를 위협하는 대북전단 살포 계획을 즉각 철회하라"며 "정부와 경찰, 파주시는 국민의 안전을 위해 대북전단 살포 중단에 적극적으로 나서라"고 요구했다.
이처럼 긴장이 고조되고 있지만 정부는 민간단체의 대북전단 살포에 관여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통일부 임병철 대변인은 앞서 "대북전단 살포는 민간이 자율적으로 판단해 추진할 사안이라고 생각한다"며 "민간단체의 대북전단살포와 관련한 정부의 입장에는 변화가 없다. 앞으로도 이런 입장을 견지해 나갈 것"이라고 방침을 밝힌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