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택시 면허값 1억 시대 '천정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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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독일보 박성민 기자] 14년 전 개인택시 영업의 꿈을 안고 운전대를 처음 잡은 법인택시 기사 장모(49)씨에겐 요즘 낙이 없다. 일을 하다 잠시 쉴 때면 한숨만 절로 나온다.

개인택시 면허를 취득하는 그의 꿈이 꿈으로 끝날 것 같은 현실 때문이다. 지금까지 무사고를 기록 중이고 돈도 어느 정도 모았다. 이렇게 조건은 갖췄지만 개인택시 면허를 갖기는 '하늘의 별따기'다.

장씨는 천정부지로 치솟은 개인택시 면허 값도 문제지만 이마저도 팔려는 사람이 없다고 토로한다.

"해마다 오르던 개인택시 면허 가격이 9년 전 택시 총량제 도입 후 갑자기 뛰면서 최근에는 1억원을 넘고 있다"며 "사려는 사람은 줄을 섰는데 팔려는 사람은 없어 현재로선 개인택시 면허 취득이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개인택시가 '아주 귀하신 몸'이 됐다. 로또나 다름없다는 탄식도 나온다. 개인택시 면허를 취득하려는 운전자는 넘치는데 정작 팔려고 나온 면허는 거의 없는 실정이다. 더욱이 가격도 엄청나게 올라 '종잣돈'이 없이는 엄두도 못 낼 지경이다.

청주지역 택시업계 등에 따르면 개인택시 면허 값은 올 들어 1억원을 훌쩍 넘어섰다. 개인택시 가격이 1500만~2000만 원인 점을 고려하면 면허를 취득하는데 1억2000만 원 정도 소요되는 셈이다.

불과 15년 전 만에도 3000만 원이었던 면허 값이 3배 이상 오른 것이다. 택시업계에선 택시과잉 공급을 막기 위해 2005년 도입한 택시 총량제가 발단이 됐다고 보고 있다.

총량제 때문에 택시가 증가하지 못하면서 개인택시 면허 값이 덩달아 올랐다는 주장이다. 또한 내년부터 택시 감차가 본격적으로 시행된다는 점도 면허 값 인상에 부채질을 했다는 것이다.

실제 국토교통부는 택시 감차를 위해 각 광역자치단체에 감차를 위한 계획서를 올해 말까지 제출하도록 지시한 상태다. 청주시의 경우 총 4153대의 개인·법인택시 중 727대를 감축할 계획이다.

이 때문에 개인택시 면허 취득 자격을 갖춘 운전자는 늘고 있지만 정작 취득하는 사람은 거의 없는 상태다. 여객자동차 운수사어법 시행 규칙 제17조 개인택시운송사업의 면허기준 등을 보면 면허를 취득하기 위해선 택시면허권을 가진 자가 운전 경력과 무사고가 3년 이상이어야 한다. 또 면허를 팔려는 자는 개인택시 면허 취득 후 5년이 지나야 가능하다.

청주의 한 법인택시에서 일하는 김모(45)씨는 "개인택시가 총량에 묶여 매물로 나오는 게 없다"면서 "은퇴를 앞둔 고령의 개인택시 기사도 면허 값이 더 오를 때까지 팔지 않고 기다리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신규 개인택시 면허 취득도 상황은 비슷하다. 무사고 운전경력 기간이 6년이 지나면 발급을 신청할 수 있지만 이것도 택시 총량제에 묶여 발급이 사실상 중단된 상태다.

충북도 관계자는 "국토부 지침에 따라 전국 지자체가 전부 감차지역으로 선정됐고 택시공급 과잉 문제 해소를 위해 감차가 불가피한 상황"이라며 "증가가 어렵기 때문에 현재로선 개인택시 면허를 취득하는 방법은 양도, 양수가 유일하다"고 말했다.

2013년 말을 기준으로 할때 충북에는 59개 업체 2614대의 법인 택시와 4409대의 개인택시가 운행되고 있다. 총 7023대다.

#개인택시면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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