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일보 이동윤 기자] 한국기독교회협회의(NCCK·총무 김영주 목사) 세월호 참사 대책위원회(위원장 이승열 목사)는 지난 16일 국무회의에서 세월호 참사와 관련한 박근혜 대통령의 발언에 18일 공식 입장을 발표했다.
NCCK는 먼저 "세월호 참사가 일어난 지 154일, 세월호 특별법 제정을 촉구하며 시작한 유가족들의 국회 앞 농성 67일, 광화문광장 농성 65일, 청와대 앞 농성 26일째 되던 지난 16일 박근혜 대통령은 국무회의에서 세월호 특별법 제정과 관련하여 대통령이 결단을 내릴 사안이 아니라는 말을 통해 세월호 문제를 이제 그만 접겠다는 의지를 밝혔다"며 "더 나아가 세월호 특별법이 순수한 유가족들의 마음을 담아야 하는데 마치 외부세력이 정치적으로 이용하고 있다는 취지의 발언을 통해 세월호 특별법의 진정성마저 부인해버렸다"고 말했다.
이어 "이러한 대통령의 발언에 우려를 금치 않을 수 없다. 세월호 참사 유가족들의 눈물과 실종자 가족들의 아픔을 헤아리지 않고 이젠 세월호 문제는 끝내겠다는 대통령의 발언은 갑작스럽게 준비도 없이 사랑하는 자녀와 가족들을 먼저 떠나 보내고 슬픔과 아픔 가운데 있는 세월호 참사 유가족들의 마음을 헤아리지 않겠다는 것이고, 그들의 억울함에도 공감하지 않겠다는 것이기에 안타까움과 함께 마음 깊은 곳에서 끓어오르는 분노의 감정마저 느낀다"고 전했다.
NCCK는 또 "대통령의 자리는 국민을 통치하는 자리가 아니라 국민을 섬기고, 봉사하는 자리다. 또한 대통령의 책무는 큰 상처와 아픔이 있는 국민들의 마음을 헤아리고 그들의 억울함을 공감하여주는 것이다. 하지만 박근혜 대통령은 자신을 모독한 것에는 민감하게 불편한 감정을 표출하면서도 세월호 유가족들의 슬픔과 아픔, 고통과 억울함에 대해서는 눈을 감아버리고 외면해 버렸다. 너무나 서글픈 현실입니다. 국민을 버리는 대통령은 없다. 간절한 마음으로 사랑하는 자녀들이 왜 죽었는지 진상규명과 재발방지를 위한 세월호 특별법을 제정해달라고 호소하는 국민들의 절규를 매몰차게 외면하는 대통령은 있을 수 없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세월호 참사는 아직도 많은 국민들의 마음에 가시가 되어 삶의 매 순간마다 큰 아픔을 느끼게 한다. 그렇기에 5백만명의 국민들이 서명을 통해 세월호 특별법이 제정되기를 간절히 염원하고 있는 것이다. 슬픔과 아픔, 고통과 억울한 사람들의 선한 이웃이 되어 주어야 한다는 것은 성서의 가르침이자, 우리가 어릴 때부터 배우고 자랐던 상식이다. 하지만 이런 기본적인 상식조차 통하지 않는 정부, 사회라면 국민들은 누구를 믿고 의지하며 살아가야 하나"라고 박근혜 정부에 호소하기도 했다.
아울러 NCCK는 "박근혜 대통령은 이제라도 모든 정치적 판단을 내려놓고 아무 조건 없이 슬픔과 아픔, 고통과 상처 가운데 신음하는 유가족들과 실종자 가족들을 품어 안아 달라. 부모의 심정으로 그들의 아픔과 상처를 보듬어 달라. 유가족들과 실종자 가족들이 죽은 자식 앞에 부끄러운 부모가 되지 않도록 그들의 요구를 수용해달라. 더 이상 본인에게 주어진 책임을 회피하지 말고, 유가족들과의 약속을 지켜달라. 그것만이 대통령으로서 국민들에게 신뢰받고 지지받을 수 있는 방법이며, 대통령의 결단을 촉구한다. 만약 이와 같은 결단을 내리지 못할 경우 더 큰 국민적 저항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우려를 나타냈다.
NCCK는 끝으로 "우는 자들과 함께 울라"는 성서의 가르침을 따라 슬픔과 아픔 가운데 있는 세월호 참사 유가족, 실종자 가족들의 선한 이웃이 되어 가족들이 원하는 세월호 특별법이 제정될 때까지 끝까지 지켜 볼 것"이라며 "그리스도인으로서 행동하는 신앙의 양심을 가지고, 끝까지 함께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NCCK 세월호 참사 대책위원회는 지난 8월 26일부터 청운동 주민센터 앞에서 농성을 하고 있는 유가족들을 위로하고 격려하며, 세월호 특별법 제정을 염원하는 촛불기도회를 주말을 제외한 매일 저녁 7시에 농성장 건너편에서 드리고 있다. 또한, 세월호 참사에 대한 기독계의 통합적인 대응을 위해 본 대책위를 비롯한 교단, 단체들과 원탁회의를 구성하기로 하였다. 원탁회의를 통해 장기적이고 통합적인 대응책을 모색하는 한편, 세월호 특별법 제정의 필요성을 교회와 일반신도들에게 널리 확산시킬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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