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일보 윤근일 기자] 정부가 내년 확장적 예산안을 발표했다. 세월호 사고 이후 둔화된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고 성장 동력을 회복하기 위해 내년도 재정을 최대한 확장적으로 운용한다는게 정부 설명이다.
정부는 18일 오전 정홍원 국무총리 주재로 국무회의를 열어 '2015년 예산안'을 확정했다. 이에 따라 2015년 재정 지출 규모는 376조원으로 올해보다 20조2000억원(5.7%) 확대됐다. 지출 예산은 2014년 355조8000억원에서 2015년 376조원으로 20조2000억원(5.7%) 늘어난다. 총지출 증가율(5.7%)은 2009년 금융위기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일반회계와 특별회계 지출은 259조1000억원으로 3.3% 늘어나고 기금 지출은 116조8000억원으로 11.3% 증가한다.
총수입은 2014년 369조3000억원에서 2015년 382조7000억원으로 13조4000억원(3.6%) 늘어난다. 내수 부진과 저물가, 원화절상 등의 영향에 따라 국세수입과 세외수입은 249조1000억원으로 증가율이 2.2%에 그칠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대신 기금수입을 125조6000억원에서 133조6000억원으로 6.4% 늘려 부족한 세수를 보전할 계획이다.
당초 정부는 지난해 9월 발표한 2013-2017 국가재정운용계획에서 2015년 재정지출을 368조4000억원, 재정수입을 392조1000억원으로 예상했다. 1년 만에 원안보다 지출을 7조6000억원 늘리는 대신 수입은 9조4000억원 줄였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어려운 세입 여건을 고려하면 총지출을 대폭 축소해야 하지만 민간 부문의 경제 활력 제고와 서민생활 안정을 위해 재정 지출 규모를 큰 폭으로 확대했다"고 설명했다.
관리재정수지(통합재정수지에서 당장 쓸 수 없는 사회보장성기금수지 흑자분을 뺀 금액) 적자 규모는 2014년 22조5000억원에서 2015년 33조6000억원으로 11조1000억원이나 늘어난다. 국내총생산(GDP) 대비 관리재정수지 적자 규모는 1.7%에서 2.1%로 확대된다. 국가채무 규모도 2014년 말 527조원에서 2015년 말 570조1000억원으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GDP 대비 국가채무 규모는 35.1%에서 35.7%로 확대된다. GDP 대비 국가채무 규모를 30% 중반대에서 관리하겠다는 정부의 계획에 빨간불이 켜지게 됐다. 또한 2017년을 목표로 한 균형재정 달성도 요원해졌다.
대신 정부는 지출 증가로 재정 건전성이 크게 악화될 수 있다는 우려에 따라 강도 높은 재정개혁을 통해 재정 여력을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우선 2014년 60여개의 신규 재정개혁 과제를 발굴해 향후 5년간 7조원 내외의 재원을 확보하고 2015년 300개 이상의 유사·중복사업을 통폐합해 2017년까지 600개의 사업을 정비할 계획이다. 특히 정부는 11월 중 보조금 부정수급자에 대한 처벌 강화 방안 등이 포함된 부정수급 종합대책을 마련하고 연말까지 국고보조금 포털을 구축해 국고보조 사업의 부정수급과 낭비 상황을 철저히 관리할 계획이다.
윤근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