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 "삼청교육대 피해자에 민주화 보상금 지급"

[기독일보 박성민 기자] 전두환 정권 시절 삼청교육대에 끌려가 고초를 당한 피해자가 민주화운동보상법에 따라 보상금을 지급 받을 수 있게 됐다.

대법원 2부(주심 이상훈 대법관)는 이모(75)씨가 민주화운동관련자명예회복및보상심의위원회를 상대로 낸 재심결정 기각 처분 취소 청구소송 상고심에서 원고 승소 판결한 원심을 확정했다고 17일 밝혔다.

재판부는 "원심이 헌법이나 법률을 위반해 판단을 했다거나 대법원의 판례와 상반되게 해석했다는 등의 적절한 상고 주장이 포함돼 있지 않다"며 심리불속행 기각했다.

이씨는 1980년 인천 강화군에서 농사일을 하던 중 '같은 동네 사람과 다투고, 술에 취해 넘어져 농협 유리창을 깨뜨렸다'는 이유 등으로 삼청교육대에 끌려가 10개월간 순화교육을 받았다.

이씨는 삼청교육대 안에서 순화교육의 불법성과 폭력에 지속적으로 항의하다 군인들에게 심한 구타를 당했고, 결국 만성적인 허리 통증과 좌측 다리에 장애를 입었다.

이에 이씨는 2003년 11월 민주화보상법에 따라 보상금을 지급할 것을 신청했지만 위원회는 "입증 자료를 보충해 재상정하라"며 보류 결정을 했다.

이듬해엔 "삼청교육대 입소와 관련한 특별법이 제정돼 시행되고 있으므로 처리과정을 지켜보자"며 다시 보류 결정을 한 뒤 4년여가 지난 뒤에서야 급기야 이씨의 신청을 기각해 버렸다.

당시 위원회는 이씨가 삼청교육대에 입소한 내용이 민주화운동으로 인한 것이 아니고 삼청교육대에서 다쳤다는 주장은 일방적인 주장이며, 삼청교육피해자 보상법이 만들어져 있다는 점을 근거로 삼았다.

비슷한 이유로 재심마저 기각된 이씨는 결국 소를 제기했고 1·2심에서 승소 판결을 받았다.

1·2심 재판부는 "이씨가 비록 민주화운동과 관련해 삼청교육대에 입소한 것은 아니지만 권위주의적 통치방식의 일환이었던 삼청교육대의 순화교육에 순응하거나 침묵하지 않았다가 무자비한 구타 등으로 장해를 입었다"며 "교육대에서 나온 이후에도 끊임없이 문제제기를 해 온 점 등을 고려하면 이씨를 민주화 운동 관련자라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고 판시했다.

또 "위원회는 이씨의 보상금 신청을 장기간 지체해 더이상 삼청교육피해자 보상법에 따른 보상 신청을 할 수도 없게 된 상황이었다"며 "다른 법률로 보상을 받을 수 있는 사람에 해당된다는 위원회 측 주장을 받아들일 수 없다"고 설명했다.

#삼청교육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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