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창훈 교수, 최근 ‘사회적 성결’ 강조 흐름 지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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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표하고 있는 박창훈 교수(가운데). ⓒ서울신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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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신대 현대기독교역사연구소(소장 박명수 교수) 제69회 정기세미나가 22일 오후 서울신대 성봉기념관에서 개최됐다.
박명수 소장 사회로 진행된 세미나에서는 ‘John Wesley와 Society: 개혁의 주체로서의 교회’를 주제로 박창훈 교수(서울신대)가 발표하고, 김영택 교수(성결대)가 논평했다.
박창훈 교수는 최근 사회적 흐름이 반영된 듯 여러 학술행사에서 존 웨슬리가 사용한 ‘사회적 성결(Social Holiness)’ 개념이 강조되는 것과 관련, “웨슬리의 ‘사회적 성결’에 대한 선행연구는 연구자의 사회적 관심으로 올바르게 해석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웨슬리가 의도한 ‘사회(society)’란 1차적으로 ‘일반 사회’가 아닌 ‘신앙 공동체(Religious society)’였다는 것이다.
박 교수는 “현재 한국교회는 웨슬리 성결신학 해석에서 보수적이고 개인주의적인 입장과 진보적이고 사회참여적인 입장이 팽팽한 갈등을 이루고 있으며, 이는 교회·교단·신학자·목회자 상호간의 갈등요소로 작용하고 있다”며 “전자는 사회적 문제에 무기력하고 후자는 공허한 구호로 끝나는데, 이러한 긴장과 갈등 해소를 위해 웨슬리 자신의 글을 면밀하게 분석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영화 <죽은 시인의 사회>에 등장하는 ‘사회’라는 단어가 ‘모임’의 뜻에 더 가깝듯, 웨슬리가 언급한 ‘society’나 ‘social’도 단순히 ‘전체 사회’로 번역하면 단어가 지시하는 대상을 오해할 수 있다는 것이다. 웨슬리는 ‘찬송 및 성시’의 서언과 ‘산상설교 Ⅳ’ 등에서 이 단어들을 사용했지만, 이 단어들은 외적·공동체적·관계적인 모임을 뜻했다. 그는 “웨슬리는 실제로 그러한 신앙 공동체(society)인 메소디스트 신도회(Methodist Society)를 시작했다”고 덧붙였다.
박 교수는 “웨슬리 신학이 포괄적이고 통전적 모습을 드러내는 점에서 ‘사회적 성결’이라는 말은 아주 중요하다”면서도 “그러나 과연 웨슬리 신학이 본래적으로 전체 사회를 향한 변화와 갱신을 시도했는가, 웨슬리가 전체 사회를 위한 실천적 대안을 제시했는가를 물으면서 웨슬리의 모습을 중첩시킨다면 여전히 모호하다”고 밝혔다.
결국 ‘사회적 성결’은 신앙 공동체를 염두에 둔 ‘공동체적 성결’ 또는 ‘관계적 성결’로 해석해야 맞다고 박 교수는 주장했다. 웨슬리는 이같은 신앙 공동체를 통해 △국교회를 개혁하고 △목회자 뿐 아니라 평신도·여성·가난한 이들이 함께 지도력을 발휘하며 △타락한 사회를 향한 대안 공동체의 역할을 하고 △마음에 받은 감동과 은혜를 작은 규모에서 실천하고 검증하고 반복해서 행할 것을 제시했다.
박창훈 교수는 “‘사회적 성결’이 아니더라도, 웨슬리의 성결신학은 현대 교회와 사회 문제를 해결하는 데 여전히 유용하다”며 “웨슬리 신학은 성서적 진리가 현대사회에 분명하게 기여할 요소가 있고, 구체적으로 진정한 그리스도인은 한국교회 개혁 뿐 아니라 한국 사회에도 적극적인 개혁의 참여자가 돼야 함을 강하게 암시한다”고 발표를 마무리했다.
김영택 교수는 이에 대해 “논쟁의 시작은 진보주의 학자들이 웨슬리의 ‘사회적 성결’ 개념을 지나치게 막시스트적 개념의 ‘사회’와 일치시켜 아전인수(我田引水)격으로 웨슬리 용어를 사용한 데 있다”며 “한국에서는 아직 본격적 논의가 이뤄지지 않은 상황에서 박 교수의 문제제기는 탁월했다”고 논평했다. 김 교수는 “그러나 경건주의자들이 사용한 ‘society’의 의미와 배경을 좀더 역사적으로 추적했더라면 좀더 큰 도움이 됐을 것”이라고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