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일보 윤근일 기자]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가 16일 "믿고 투자할 환경을 마련해야 한다."며 정부가 추진중인 사내유보금 과세 방안에 반대입장을 밝혔다.
사내유보금은 기업이 벌어들인 이익 중 세금과 배당을 통해 외부로 유출되지 않고 기업 내부에 남겨둔 현금성 자산을 말한다. 현금을 비롯해 토지, 건물, 공장, 설비 등의 형태로 존재하는 것이다. 정부는 경기 부양을 위해 기업의 사내유보금에 세금을 부과하거나 배당을 촉진하는 정책을 추진할 뜻을 밝히면서 재계의 반발을 산 바 있다.
이날 나성린 의원이 주도하는 국가재정연구포럼의 '사내유보금 과세의 바람직한 방향' 토론회에 참석한 김 대표는 "기업은 돈 버는 곳이 있으면 투자를 하는데 미래 불확실이 커지기 때문에 투자를 안 하는 것"이라며 "앞으로 어떻게 될 지 모르기에 (사내유보금을) 쌓는 것인데 정부가 투자하라고 하는 것이 옳은 것이냐"고 말했다.
그러면서 "과세가 아닌 다른 방법으로 미래에 대한 확실성을 제공하고 규제 완화와 규제 철폐에 더 큰 힘을 기울이고 기업을 도와주는 것이 정부가 할 일이 아닌가 생각한다"고 김 대표는 말했다.
이날 토론회에 참석한 일부 새누리당 의원들도 사내유보금 과세의 실효성에 대해 의문을 던졌다. 정희수 의원 (기획재정위원회 위원장)도 "기업에 글로벌 경쟁력을 도와주지 못할망정 발목을 잡는 게 아닌가 하는 우려가 크다"며 "경제정책에서 너무 조급하면 일을 그르칠 수 있다"며 사실상 반대 입장을 밝혔다.
이처럼 강력한 내수 활성화 정책을 추진하는 정부와 집권여당인 새누리당 간의 엇박자에 당정이 충돌하는 모양새다. 이는 경제 정책을 빠르게 추진하려는 정부와 민심 이반을 우려하는 여당의 입장이 충돌하고 있는게 아니냐는 목소리가 나온다.
앞서 담배값 논의 당시에도 새누리당은 정부가 당이 내놓은 1500원 인상안을 내놓을 것이라고 기자들에게 밝혔지만 정부 발표가 예상과 다른 2000원으로 나오면서 이같은 기류가 감지되기도 했다.
이 때문에 '고육지책'을 통한 내수진작도 중요하지만 당정간 논의에서 보완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