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일병 가해자들 '살인죄' 전면 부인 "고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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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독일보 박성민 기자] 군 검찰이 '살인죄'를 적용한 이후 처음 열린 육군 28사단 윤일병 폭행사망사건 재판에서 가해자들은 '살인의 고의가 없었다'며 혐의를 부인했다.

16일 오전 10시 경기 용인 제3군사령부 보통군사법원(재판장 문성철 준장)에서 열린 제5차 공판에는 피고인 이모(26) 병장 등 6명이 출석한 가운데 증거조사와 증거신청이 이뤄졌다.

이날 공판은 28사단 보통 군사법원에서 3군사령부로 변경된 뒤 처음 열린 것이다. 재판부는 이날 군 검찰이 지난 2일 구속된 5명 가운데 주범 이 병장 등 4명에게 기존 상해치사죄 외에 살인죄를 추가한 공소내용에 대해 집중 심리했다.

이 병장 등 4명은 가혹행위 및 폭행 혐의 등은 인정하면서도 미필적 고의에 의한 살인죄에 대해서는 "살인을 공모한 적이 없고, 살인에 대한 고의도 없었다"며 혐의를 부인했다. 변호인 측은 또 "군 검찰이 여론을 의식해 무리하게 살인죄를 적용했다"고 덧붙였다.

군 검찰은 그러나 "윤 일병은 피고인들이 공모해 수십일에 걸쳐 상습적으로 폭행하고 가혹행위를 해 숨졌다"며 "사망할 수 있다는 것을 알면서도 지속적으로 폭행해 쇼크사로 숨진 만큼 살인죄 적용이 타당하다"고 반박했다.

이 병장의 변호인은 또 군 검찰이 공소 추가한 강제추행 혐의에 대해 "피해자가 하의를 벗지 않은 상태에서 안티프라민을 성기에 발랐고, 성기도 노출되지 않았다"며 "추행의 고의도 없었다"고 주장했다.

또 지속적인 폭행을 인지하고도 이를 제지하지 않은 혐의(부하범죄 부진정과 직무유기)로 기소된 유모(23) 하사 측 변호인도 "지속적인 폭행을 예상하지 못했고, 이를 바로잡기 위한 노력을 기울였다"며 혐의를 부인했다.

군 검찰은 윤일병 사건의 목격자 김모 씨를 증인신청하고, 살인죄 입증을 위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사건 사진과 윤일병 의료기록을 보내 '사인 감정이 필요하다'며 촉탁을 신청했다.

재판부는 군 검찰의 증인신청 및 사인감정 촉탁을 수용하는 한편 다음 공판에서 피해자 진술권도 부여했다.

다음 공판은 26일 오후 1시에 열린다.

이 병장 등은 지난해 말부터 4개월 가량 윤 일병에게 치약을 먹게 하고 입에 물을 들이붓는 등 가혹행위를 저지르고 마대자루와 주먹 등으로 수십 차례에 걸쳐 집단폭행해 지난 4월 6일 숨지게 한 혐의로 구속기소됐다.

한편 이날 재판은 방청 문제를 둘러싼 군 인권센터 측 항의로 20여분간 휴정되기도 했다.

피해자 변호인은 공판을 마친 뒤 가진 인터뷰에서 "지속적이고 상습적인 폭행으로 심신이 약해진 상태였다. 폭행으로 사망할 수 있다는 것을 알면서도 폭행한 것은 명백한 살인"이라며 강력한 처벌을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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