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일보 박성민 기자] 한국 남자 유도의 간판 김재범(29·한국마사회)이 올림픽 챔피언의 영광을 뒤로 하고 아시안게임 2연패를 향해 나선다.
김재범은 오는 21일 인천 도원체육관에서 예정된 2014인천아시아경기대회 남자 유도 81㎏급에 출전한다.
4년 전 광저우 대회 같은 체급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었던 김재범은 아시안게임 2연패를 목표로 하고 있다.
앞서 한국 남자 유도에서 아시안게임 2연패에 성공한 선수는 1명 뿐이다.1990년 베이징 대회와 1994년 히로시마 대회 71㎏급에서 연거푸 우승을 차지한 정훈(45)이 유일하다.
2006년 도하 대회와 2010년 광저우 대회에서 금메달을 목에 건 황희태(36·수원시청)는 체급을 변경해 한 차례씩 우승을 맛봤다. 도하 대회 때는 90㎏급에서, 광저우 대회 때는 100㎏급에서 정상에 올랐다.
김재범은 2년 전 런던올림픽 남자 81㎏급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며 유도 그랜드슬램(올림픽·세계선수권·아시안게임·아시아선수권 우승)을 달성했다. 이원희(33)에 이어 두 번째였다.
81㎏급에서 아시아선수권대회(2008년·2009년·2011년·2012년 우승), 2010년 광저우 아시안게임, 세계선수권대회(2010년·2011년 우승)를 제패한 김재범은 마지막 단추를 런던올림픽에서 꿰었다.
김재범이 세계 정상에 오르기까지에는 우여곡절이 많았다. 비슷한 시기에 같은 체급에서 선수생활을 한 선배 이원희와 후배 왕기춘(26·양주시청)에게 밀려 빛을 보지 못했다.
2006년 도하아시안게임을 앞두고 열린 대표 선발전에서는 이원희에게 패했고, 2007년 세계선수권대회 대표선발전에서는 왕기춘에게 져 분루를 삼켰다.
김재범은 살아남기 위해 경쟁이 치열한 73㎏급을 버리고 81㎏으로 한 체급 올렸다. 지옥 같은 체중 감량의 스트레스로부터 자유로워진 그는 81㎏급에서 승승장구했다.
그의 빠른 스피드가 81㎏급에서 장점으로 통했다. 2007년 11월 코리아오픈과 2008년 2월 독일오픈을 휩쓴 후 국가대표 선발전에서 송대남을 꺾고 태극마크를 달았다.
2008년 베이징올림픽 유력한 우승 후보로 손꼽히던 그는 8강과 4강에서 두 차례 연속 연장 승부를 벌인 끝에 끝내 체력 부족으로 은메달에 그쳤다.
절치부심한 김재범은 2010년 광저우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따냈고, 이후 2010년 세계선수권대회와 이듬해 세계선수권까지 석권하며 81㎏급 최강자임을 증명해 냈다.
마침내 2012년 런던올림픽에서 꿈에 그리던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왼쪽을 거의 쓸 수 없을 정도로 입은 심한 부상에서도 정신력 하나로 런던 하늘에 태극기를 올렸다.
왼쪽 어깨와 무릎, 왼 손가락 인대 파열 등 어느 하나 성한 곳이 없었다. 팬들은 부상 투혼으로 금메달을 일군 모습에서 감동을 받았다.
올림픽 이후로는 부상 치료와 재활 과정에 1년 가까이를 매달렸다. 2013년 2월 뒤셀도르프 대회 동메달 이후 10개월 간 국제대회에서 자취를 감췄다.
성치 않은 몸 상태도 영향이 있었지만 더 이상 이룰 것이 없다는 목표 의식 상실이 가장 컸다. 표류하던 김재범을 바로 잡아준 것은 지난해 9월 태어난 딸(김예담)이었다.
지난해 말부터 국내 대회에 나서며 몸 만들기에 돌입한 김재범은 국가대표 1차 선발전 우승 등을 바탕으로 인천아시안게임 대표로 선발됐다.
돌아온 김재범은 아시안게임 2연패를 넘어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 정상에 선다는 큰 꿈을 그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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