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수산단 인근서 염화수소 누출...7명 사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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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독일보 박성민 기자] 전남 여수산업단지 인근 도로에서 염화수소가 누출돼 7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다.

유독 가스가 누출되면서 주변 도로가 7시간 넘게 통제됐으며 사고 현장 주변 20여 가구 주민들이 긴급 대피했다.

13일 전남도소방본부와 여수소방서 등에 따르면 이날 오전 0시13분께 전남 여수시 해산동 S교회 인근 4차선 도로에서 염산을 실은 2만2500ℓ급 탱크로리가 중앙분리대를 들이받고 넘어지면서 상당량의 염화수소가 누출됐다.

이 사고로 탱크로리 운전자 박모(50)씨가 크게 다쳐 119에 의해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숨졌다.

사고 현장 주변에 있던 차량 탑승자와 교회 거주자 신모(55)씨 등 6명도 염화수소를 들이마시고 호흡 곤란과 구토 증세를 일으켜 인근 병원으로 이송돼 치료를 받았다. 이들은 다행히 큰 부상 없이 치료를 받고 모두 귀가한 것으로 전해졌다.

소방대원과 경찰 등 50여명은 많은 양의 염화수소가 발생하자 만일의 상황에 대비해 사고 현장에서 300m 가량 떨어진 마을의 20여 가구 주민들을 긴급 대피시켰으며 사고 현장 주변 도로를 한 때 전면 통제하기도 했다.

도로 통제는 오전 7시40분께 풀렸으며 대피한 주민들도 모두 집으로 돌아간 것으로 확인됐다.

소방당국은 사고 지점이 여수산단과는 직선거리로 2~3㎞ 가량 떨어진 곳이며, 인근에 아파트 단지 등 대단위 주택가가 없어 다행히 유독가스로 인한 대형 인명피해는 피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또 사고 당시 바람이 마을이 있는 쪽과 반대 방향으로 불면서 추가 피해로 이어지지 않았다.

소방당국은 그러나 쏟아진 염산이 인근 실개천으로 흘러들어 가면서 이날 낮 12시 현재까지도 흡착포와 중화제 등을 이용한 방제 작업을 계속하고 있다.

사고가 난 탱크로리는 경기도 S케미컬 소속으로 이날 여수산단 내 H케미컬에서 염산을 실은 뒤 회사로 복귀 중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여수소방서 한 관계자는 "탱크로리 상단의 4개 맨홀 중 하나가 파손돼 염산 5000ℓ 정도가 누출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며 "탱크로리를 견인 조치했으며 정확한 누출량은 방제작업이 끝나는 대로 파악 할 것"이라고 말했다.

경찰은 탱크로리 차량이 급커브 구간을 돌아 자동차 전용도로를 타려다 중앙분리대를 들이받은 것으로 보고 과속이나 운전미숙 등 정확한 사고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한편 염화수소는 강산성 유해물질인 염산이 누출돼 공기와 만날 경우 기화현상을 일으키며 발생하는 가스다. 부식성이 아주 강하고 대기 중에 노출될 경우 주변 식물 잎이 마르고, 가축은 호흡기 질환이 생긴다. 인체에 장기간 노출될 경우 실명 또는 피부 화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

여수산단에서는 지난 2005년 두 차례 염산 탱크 파손에 따른 염화수소 누출로 근로자 110여 명이 중독되는 등 유독가스 누출사고가 끊이질 않고 있다.

#여수산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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