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일보 박성민 기자] 기성용(25·스완지시티)이 2014브라질월드컵 이후 처음 참가하는 A매치에 대한 남다른 각오를 밝혔다.
기성용은 1일 오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입국한 자리에서 취재진과 만나 "브라질월드컵에서 부진했던 모습을 이번 A매치를 통해 만회하겠다"고 말했다.
한국은 오는 5일 부천종합운동장에서 베네수엘라, 8일 고양종합운동장에서 우루과이와 각각 평가전을 치른다.
지난달 30일 웨스트 브로미치 알비온과 2014~2015 잉글랜드 프로축구 프리미어리그 3라운드를 소화한 기성용은 2일 있을 국가대표팀 소집에 응하기 위해 서둘러 한국행 비행기에 올랐다.
장거리 비행을 마치고 입국장에 등장한 기성용은 피곤한 기색이 역력했지만 팬들의 뜨거운 환대에 손을 들어 화답했다.
오랜 만에 국민들 앞에 선 기성용의 마음이 무거울 수밖에 없다. 한국은 브라질월드컵에서 1무2패라는 초라한 성적을 거두며 조별리그에서 탈락했다. 홍명보(45) 감독은 성적 부진의 책임을 지고 사퇴했다.
기성용은 "오랜만에 대표팀 경기에 참가하게 돼 기쁘다. 하지만 아직 차기 감독이 정해지지 않았고 여러모로 대표팀 분위기가 어수선한 것은 사실이다"며 "축구를 하다보면 좋을 때도 있고 그렇지 않을 때도 있다. 2010남아공월드컵 16강, 2012런던올림픽 동메달 등 좋은 기억들도 있었지만 이번 브라질월드컵에서는 원했던 목표를 이루지 못했다"고 돌아봤다.
그는 이어 "월드컵에 나섰던 선수들 모두 많은 것을 느꼈을 것이다. 그러나 좌절할 필요는 없다. 우리는 더 성장할 것이고 앞으로 가야할 길이 멀다"며 "이번 A매치에서 우리 선수들이 반드시 해야 할 일이 있다. 월드컵에서 부진했던 모습을 이번 두 경기에서 만회해야 한다. 팬들에게 좋은 모습을 보여줄 수 있도록 책임감을 갖고 경기에 임하겠다"고 전했다.
브라질월드컵 이후 한국 축구는 흔들렸지만 기성용은 중심을 지켰다.
소속팀 스완지시티와 4년 재계약을 맺은 그는 새 시즌 팀의 '에이스'다운 면모를 과시하고 있다. 정규리그 개막 후 3경기에 모두 출전했고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를 상대로 골도 터뜨렸다. 스완지시티는 3연승을 달리고 있다.
기성용은 "동료들의 실력이 뛰어나기 때문에 그들과 함께 하면 나도 더 발전할 수 있을 것이란 생각이 들어 잔류를 선택했다"며 "게리 몽크 감독과는 선수 시절부터 함께했고 인간적인 부분에서도 서로를 잘 안다. 내 플레이 스타일과 팀의 축구 철학이 잘 맞는다"고 만족감을 나타냈다.
아울러 "선수들이 기본적으로 축구를 어떻게 해야 하는지 잘 알고 있다. 나도 스완지시티에서 1년 동안 뛰어 봤기 때문에 서로의 호흡이 어우러지며 지금과 같은 성적이 나오는 것 같다"며 "지금은 좋은 모습을 보이고 있지만 아직 시즌 초반인 만큼 부상에 유의해야 한다. 운동장에서 내가 어떤 모습을 보여주느냐에 따라 팀 내 입지가 결정되는 만큼 앞으로도 꾸준한 활약을 펼치겠다"고 다짐했다.
프리미어리그에서 세 번째 시즌을 맞은 기성용은 한 단계 더 성장하겠다는 포부도 밝혔다.
기성용은 "스완지시티에 온 뒤 내가 맡은 역할에 충실하려고 하다 보니 경기 도중 더욱 투지를 발휘하게 되는 것 같다"며 "나 스스로도 셀틱(스코틀랜드)에서 했던 (터프한)플레이를 하려고 많이 노력하고 있다. 그게 내 능력을 가장 잘 발휘할 수 있는 축구 스타일이다"고 설명했다.
또 "스완지시티에는 앞 쪽에 좋은 선수들이 많기 때문에 나는 뒤쪽에서 역할 분담을 할 생각이다"며 "개인적으로는 꾸준히 출전 기회를 얻고 싶다. 팀으로서는 정규리그 10위 안에 드는 것이 가장 큰 목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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