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코하람 만행 어디까지…6세 기독교 소년 '참수'

중동·아프리카
손현정 기자
hjsohn@cdaily.co.kr
순교자의목소리(VOM), 나이지리아 박해 실상 규탄
▲보코하람 지도자인 아부바카르 셰카우(Abubakar Shekau).

[기독일보 손현정 기자] 나이지리아 이슬람 극단주의 테러단체 보코하람이 6세의 어린 소년을 기독교인이라는 이유로 참수했다는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국제 기독교 박해 감시단체 순교자의목소리(VOM)는 8월 29일 단체가 입수한 자료를 바탕으로 보코하람이 저지른 이 같은 만행을 규탄하는 보고서를 발표했다.

순교자의목소리에 따르면 보코하람은 지난 6월 1일 보르노 주 그워자 지구의 아카가라 마을을 공격했으며 대부분이 기독교인인 이 마을 주민들을 살해하면서 6세에 불과한 소년 역시 무참하게 죽인 것으로 밝혀졌다.

이들은 주일예배가 시작되는 시간에 맞춰 마을을 공격했으며 도망치는 교인들에게 무차별적으로 칼과 총을 휘둘렀다고 생존자들은 전했다. 그 중 한 명인 사왈타 완달라(55)는 교회에 도착해 보코하람 조직원들이 6세의 어린 소년을 칼로 친 후 버려두고 떠나는 것을 보았다고 밝혔다. 그 때까지만 해도 소년은 살아 있었고 완달라는 그를 병원으로 옮기려고 했다.

그러나 조직원들은 이 모습을 보고 완달라에게서 소년을 낚아챈 뒤 곧바로 참수해버렸다. 이후 완달라역시 나무에 묶여 가혹한 구타를 당했다. 완달라는 돌로 머리를 맞은 뒤 의식을 잃었고, 조직원들은 그를 버려두고 떠났다.

보코하람은 이틀 뒤에 아타가라 마을을 또 다시 공격했고, 두 차례 자행한 학살로 총 200명이 넘는 주민들이 목숨을 잃었다.

순교자의목소리는 보고서에서 보코하람의 개종 강요를 거부했다가 끔찍하게 고문당한 존 야쿠바의 사연 역시 전했다. 아타가라 마을에서 가족과 함께 살고 있던 야쿠바는 보코하람의 공격을 피해 카메룬으로 이주했으나 현지 난민촌에서 배고픔에 시달리다 못해 식량과 가축을 찾으러 마을로 잠시 돌아와 있었다. 그러나 야쿠바는 불행하게도 마을에서 보코하람 조직원에게 붙잡히게 됐다.

조직원들은 야쿠바에게 "이슬람으로 개종하지 않으면 고통스러운 죽음을 맞이하게 될 것"이라고 위협했지만 그는 신앙을 버리기를 거부했다. 그러자 조직원들은 그를 나무에 묶은 뒤 사지를 하나씩 잘라내면서 고문을 가했고, 마지막까지 개종 강요에 불복하자 머리를 찌른 뒤 떠났다. 야쿠바는 3일간 의식을 잃은 채 나무에 묶여 있었고 이후 발견되어 병원으로 실려가 치료를 받고 자신이 당한 고문을 증언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야쿠바는 "나는 그 이슬람 테러리스트들을 용서했다. 그들은 자신들이 무슨 일을 하는지 모르기 때문이다"고 말했다고 순교자의목소리는 전했다.

한편, 보코하람은 8월 24일 그워자 지역을 점거하고 '이슬람 칼리프 국가(Islamic Caliphate)'를 선포했다. 이날 AFP 통신이 공개한 동영상에서 보코하람 지도자인 아부바카르 셰카우(Abubakar Shekau)는 "우리 형제들에게 그워자에서 승리를 주시고 이 도시를 칼리프 국가의 일부로 만들 수 있게 해 주신 알라신께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셰카우는 또 "그워자 지역은 지금부터는 나이지리아와는 무관하다"며, "알라신의 은총으로 우리는 그워자를 떠나지 않을 것이다"고 선언했다.

보코하람은 반서구·반기독교를 표방하는 이슬람 극단주의 무장단체로 나이지리아에 이슬람 율법인 샤리아로 통치되는 국가를 수립하겠다는 목표 하에 움직여 왔다. 이들은 2014년 상반기 동안에만 무려 95회의 테러 공격을 자행해 민간인 2,053명의 목숨을 앗아갔으며 테러 활동의 범위를 나이지리아 인근 국가들로 확장하고 있다. 지난 5월에 보르노 주 치복 시에서 일어난 여학생 300명 납치 사건도 이들의 소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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