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홈쇼핑서 '181억 카드깡' 10명 기소

  ©뉴시스

[기독일보 박성민 기자] 서울중앙지검 강력부(부장검사 강해운)는 홈쇼핑과의 거래를 가장한 속칭 '카드깡' 수법으로 허위 매출을 올리고 결제대금을 불법으로 대출해 준 혐의(여신전문금융업법 위반)로 카드깡 업자 박모(43)씨와 김모(43)씨 등 4명을 구속기소하고 서모(43)씨 등 3명을 불구속 기소했다고 31일 밝혔다.

검찰은 또 범행을 공모한 NS홈쇼핑 전 농수산품팀장 최모(39)씨와 농수산품 담당 전 MD 이모(40)씨를 구속 기소하고, 결제대행업체 J사 신사업팀장 전모(46)씨를 불구속 기소했다.

카드깡 업자 박씨와 김씨 등은 홈쇼핑업체 및 결제대행업체 직원들과 공모해 지난 2012년 6월부터 2013년 10월까지 대출의뢰인 명의의 신용카드로 2곳의 홈쇼핑에서 모두 181억원을 허위 결제하고 수수료를 뗀 금액을 대출해 준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에 따르면 박씨는 2011년 7월과 2012년 9월 카드깡을 위해 '예전농수산', '마다코리아'라는 상호의 회사를 차려놓고 홈쇼핑 업체 대신 결제대행업체 J사로부터 결제대금을 받기로 계약했다.

박씨는 결제대행업체 명의로 홈쇼핑업체에 판매물품을 등록한 뒤 오모(41·여·불구속기소)씨 등 대출모집책 3명을 동원해 신용카드를 소지한 대출의뢰인 1000여명을 모집했다.

박씨 등은 인터넷 쇼핑 포털사이트('드림엑스')를 통해 홈쇼핑 업체에 접속한 뒤 대출의뢰인들의 신용카드 번호와 비밀번호, 유효기간, 주민등록번호 등 필요한 정보를 입력해 '예전농수산'과 '마다코리아'가 공급하는 쌀 등을 허위로 주문·결제했다.

주문량과는 상관없이 실제 물품은 배송되지 않았고 전산거래 기록만 남았다. 결제대행업체는 신용카드 결제일(거래일) 익일 매출규모를 파악해 카드깡업자에게 결제대금을 선지급했고 홈쇼핑 업체는 거래일로부터 10일 후 결제대행업체에 결제대금을 지급했다.

이 과정에서 결제대행업체는 결제금액 중 0.7~1.5%, 홈쇼핑업체는 1%의 수수료를 각각 취득했다.

이런 식으로 NS홈쇼핑(94억원)과 CJ오쇼핑(87억원)에서 카드깡으로 허위 결제한 금액은 181억원에 달한 것으로 검찰에 파악됐다.

박씨는 결제대행업체로부터 카드대금이 들어오면 대출의뢰인에게 결제금액의 25~30%를 공제하고 남은 돈을 현금으로 대출해줬다.

대신 카드깡업자들은 매출액의 10% 및 드림엑스에 적립되는 거래금액의 1%를 카드깡 대가로 취득했고, 대출모집책은 매출액의 10~15%를 수수료로 받았다.

외형확장 경쟁에 편승한 홈쇼핑업체 측에서도 손해볼 게 없는 '장사'였다.

검찰에 따르면 NS홈쇼핑의 최모 전 농수산품 담당팀장과 이모 전 농수산품 담당 MD는 회사의 매출증대와 자신들의 매출 실적을 높이기 위해 카드깡을 묵인하는 등 범행에 적극 가담했다.

최씨와 이씨는 정상거래시 5~8%의 수수료를 취득할 수 있었지만 오로지 매출증대를 목적으로 단 1%의 수수료를 얻는 불이익도 감수했다.

최씨 등은 신용카드거래 뿐만 아니라 현금거래를 통한 허위 매출도 요청했고 이 과정에서 카드깡업자로부터 부정한 접대를 받은 사실도 드러났다.

카드깡업자 박씨는 홈쇼핑 계약을 계속 유지하기 위해 최씨와 이씨에게 필리핀, 중국 등 해외여행을 접대했고, 가족들의 여행경비까지 모두 부담한 것으로 드러났다.

결제대행업체 J사의 팀장 전모(46)씨는 허위 매출이지만 중간에서 일정 수수료를 취득했기 때문에 범행을 묵인했다.

전씨는 결제대금 지급과정에서 현금 결제 뿐만 아니라 상품권 결제도 병행한 것으로 조사됐다. 결제대금의 105%를 상품권으로 지급하면 이를 받은 카드깡업자는 명동 등에서 상품권을 할인해 사용했다고 검찰은 설명했다.

검찰은 다만 CJ오쇼핑 측이 카드깡 범행에 가담한 증거는 발견하지 못해 해당 홈쇼핑 직원에 대해서는 사법처리하지 않았다.

또 전씨의 지시로 범행에 동원된 J사 직원 조모씨에 대해서도 범행 가담정도를 고려해 입건유예했다.

검찰 관계자는 "주범 박씨는 친구들과 매형을 동원해 명의상 대표나 이사·감사로서 홈쇼핑업체 등과 각종 대외적 계약체결, 송금, 신용카드 소지자 모집 등 조직적으로 역할을 분담했다"며 "홈쇼핑업체 직원들은 카드깡업자에게 마이너스 수수료(-4%)를 받고 현금을 이용한 매출증대를 요청하기도 했다"고 전했다.

#카드깡

지금 인기 많은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