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월 11일 공영방송 KBS는 저녁 9시 메인뉴스에서 당시 문창극 총리 후보자에 관한 보도를 하였다. 이날 보도에서 KBS는 공영방송답지 않게, 문창극 씨가 자신이 다니는 교회 안에서 3년 전(2011년) 기도회에서 행한 역사 강연을 문제 삼고 나왔다.
문창극 씨는 당시 신앙적 언어로 강연하여 기독교인들이 '하나님 앞에 기도할 것'을 말한 것인데, 이를 거두절미하고, 독립운동의 후손인 그를 '친일파'로 몰아세웠고, 하나님의 섭리를 '민족성 비하'를 자행하는 인사로 만드는데 앞장선 것이다.
결국 이 문제는 방송통신심의위원회(이하 방심위)에 회부되었고, 8월 27일 방송심의소위원회에서 '관계자 징계'라는 다수 의견과 함께, 최종결정을 방심위 전체회의에 올렸다. 이날 다수자 의견은 '방송심의에 관한 규정' 9조와 14조의 '공정성'과 '객관성'에 대한 위반으로 본 것이다.
그런데 놀라운 것은 이런 방송물에 대하여 한국기자협회, 방송기자연합회, 한국방송기자클럽 등에서 이 프로그램에 대하여 기자상을 주었다는 것이다. 언론 보도에서 '진실성'과 '객관성'이 결여되고, 기독교 신앙 자유와 양심에 대한 심각한 침해를 하였어도, 사회적 이슈로만 크게 부각시키면 상을 수여한다는 것인가? 이는 언론 수용자인 국민들의 정서와는 심각한 괴리감이 드는 것이며, 언론의 한국교회에 대한 심각한 도전이요, 유린이다.
한국교회는 KBS가 문창극 씨 강연 보도에서, 공영방송으로써 종교 중립에 대한 엄중한 책무를 저버린 것과, 한국교회의 신앙 집회 강연을 정치와 연계시킨 것, 신실한 기독교 장로 한 사람을 매도하는 폭거를 자행함으로, KBS 스스로 공영방송이기를 포기한 것으로 간주한다.
나아가서 한국교회의 신앙양심과 신앙표현의 자유에 대한 억압과 왜곡으로 한국교회를 모독한 것으로 본다. 뿐만 아니라 KBS는 국론을 왜곡•분열시키고 정치적 혼란을 야기시킨 것에 대하여, 엄중한 책임을 져야 한다.
KBS가 문창극 씨에 대한 보도를 할 당시, 한국방송공사 사장은 노조의 강권에 의하여 물러나 있어, 보도에 대한 심의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게이트 키핑(gatekeeping)의 공백 상태에 있었는데, 누가 이를 밀어붙였는지 의문이다.
이제는 방심위의 공정한 결정만 남았다. 공영방송이 공정하지도 객관적이지도 않은 방송으로, 한 개인의 명예와 인격을 훼손하고, 기독교의 신앙 강연을 '매국노의 발언' 쯤으로 난자질 한 것에 대한 분명한 책임을 묻도록 하여야 한다.
방송은 거대한 권력을 가지고 있다. 그런데 그 엄청난 권력을 잘못 사용하면 어떤 독재자보다도 무서운 힘을 발휘할 수 있다. 이런 심각성을 감안하여 방심위는 공영방송 KBS가 브레이크 없는 언론이 되지 않고, 절제와 정도를 가도록 적절한 제재 역할을 감당해야 한다.
이런 측면에서 한국교회는 방심위의 결정을 지켜볼 것이며, 무제한 권력을 가진 방송언론의 횡포를 바로 잡아 줄 것으로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