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일보 박성민 기자] 여·야가 28일 일명 세모녀법으로 불리는 기초생활보장법 개정안을 둘러싸고 논쟁을 벌였다.
여당인 새누리당은 이 개정안을 빨리 통과시켜 서민들에게 혜택을 줘야 한다고 주장한 반면 야당인 새정치민주연합은 정부안의 문제점을 고쳐 신중하게 처리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는 이날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일명 세모녀법으로 불리는 기초생활보장법이 빨리 통과돼야 한다고 생각했다"며 "새 기초생활보장법이 통과되면 매월 기초연금 20만원 이외에 급여로 18만원을 더 받게 되는데 이것을 못 받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김 대표는 "기초생활보장법이 국회를 통과하지 못하면 수급액이 다시 10월부터 11만원으로 떨어지기 때문에 크게 걱정스럽다"며 "어려운 서민들에게는 한달 10만원이 굉장히 중요한 금액"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주거급여법 예산이 2300억원 확보돼있는데 정말 지원을 바라는 서민들에게 지원되지 못하고 불용 처리가 될 위기에 놓여있다"며 "새로운 기초생활보장법이 통과되면 추가로 40만명이 지원을 더 받고 기존 분들도 혜택이 늘어난다. 추석 전이라도 통과 돼 기초생활수급 대상자들이 마음 편히 추석을 나고 40만명의 얼굴에 웃음꽃이 피길 바란다"고 밝혔다.
그러나 새정치연합은 새누리당의 주장을 반박했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새정치연합 의원들은 "세모녀 사건 재발 방지를 위한 민생 법안을 조속히 입법화하는 것은 여·야 모두가 힘을 모아 추진해야 하는 일이지만 실상 정부여당은 민생 법안이라는 허울을 씌워 심각한 개악(改惡) 요소가 있는 기초생활보장법 개정안의 국회 통과를 밀어붙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정부여당의 기초생활보장법 개정안은 지금 법으로 보장돼있는 기초생활보호를 받을 수 있는 자격 기준을 행정부 임의대로 변경할 수 있도록 한다"며 "정부여당 기초생활보장법 개정안이 원안대로 통과되면 앞으로 행정부가 자의적으로 얼마든지 기초생활보장 혜택을 축소시켜 나갈 수 있게 된다"고 설명했다.
또 "게다가 정부여당의 기초생활보장법 개정안은 빈곤정책의 핵심 과제인 사각지대 해소와는 거리가 멀다"며 "전문가들이 주장하는 비수급빈곤층은 현재 500만명에 달한다. 결국 정부가 추가 혜택 대상자라고 주장하는 40만명은 비수급빈곤층의 4%정도에 불과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들은 "더욱이 정부여당은 기초생활보장 사각지대 해소를 위해 법 개정이 필요하다고 주장하지만 법 개정안에는 비수급 빈곤층의 대다수를 차지하는 부양의무자 기준 완화와 관련한 어떤 내용도 담겨 있지 않다"며 "부양의무자 기준 완화(부앙능력판정기준 완화)는 법 개정 사항이 아니기 때문에 의지만 있다면 당장이라도 추진할 수 있는 사안임에도 정부여당은 법안 핑계, 야당 핑계만 대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들은 그러면서 "이처럼 정부여당 안은 송파 세 모녀와 같은 사각지대를 해소할 수 없는 법안"이라며 "겉만 그럴싸한 민생법으로 야당을 압박하는 정치를 하지 말고 제대로 된 복지재원 확보를 주장하라"고 요구했다.
여·야간 시각차가 큰 가운데 보건복지부는 새정치연합의 주장을 반박했다.
보건복지부는 해명자료에서 "개편안이 시행되더라도 자격기준을 임의대로 정하는 일은 없으며 각 급여의 법적 권리성은 기존과 같이 유지된다"며 "수급자 자격 기준은 행정부가 임의대로 정하는 것이 아니라 공익단체와 전문가, 정부가 함께 논의하는 중앙생활보장위원회의 논의를 거쳐 발표하도록 했다"고 밝혔다.
또 "수급자들이 받는 월 평균 현금급여액 역시 42만4000원에서 48만6000원까지 단계적으로 6만원 가량 증가돼 상당한 정도의 사각지대 해소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보건복지부는 또 "정부는 국회에서 여·야간 논의를 통해 합리적인 대안이 제시되면 전향적인 자세로 임하겠다는 입장을 표명했지만 지난 2월 이후 관련법안이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법안소위에서 1번도 심의되지 않아 의견수렴의 기회조차 갖지 못했다"며 국회에 책임을 돌렸다.
그러면서 "법안소위에서 쟁점들에 대한 심의와 의견수렴이 조속히 이뤄져 어려운 이웃을 더욱 적극적으로 발굴하고 두텁게 보호하기 위한 법안들이 조속히 통과되길 희망한다"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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