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일보 윤근일 기자] 새누리당 원내지도부와 세월호 유가족들이 27일 2차 면담을 갖고 소통을 이어갔다. 세월호 유가족들은 최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유포되는 유언비어 등에 대한 엄중한 대처를 새누리당에 요청하는 등 실질적인 요구사항들을 전달했고, 이에 새누리당은 즉각 조치를 약속했다. 이날 오후 국회에서 만나 세월호 참사 실종자들의 귀환을 바라는 묵념을 하며 면담을 시작한 이들은, 지난 1차 면담에서 세월호 유가족들이 김재원 원내수석부대표와 주호영 정책위의장의 동석을 반대하며 화를 냈던 것과 달리 한층 유연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그러면서 세월호 참사 희생자·실종자·생존자 가족대책위 김형기 수석부위원장은 "회의 시작 전에 집권여당에서 SNS에 떠돌아다니는 루머들, 김영오씨를 비롯한 세월호 가족들에게 상처되는 말을 국회 차원에서 강력하게 제재해줬으면 한다"고 밝혔다. 이 밖에 세월호 유가족 대표단은 현재 단식 농성 중인 '유민 아빠' 김영오씨에 대한 사찰 의혹을 언급하며 확인을 요구했다. 가족대책위 김병권 위원장은 "그 때도 말씀 드렸는데, 국정원 분들이 병원에 와서 김영오씨에 대해 물어보고 갔다고 한다"며 "확인 좀 해달라. 그래야 저희도 대화할 때 편하게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에 김재원 원내수석부대표는 "김영오씨의 국정원 사찰 여부에 대해서는 들은 바가 없다. 경찰과 국정원에 연락해봤는데 어떤 정보활동을 하지 않는다는 대답을 받았다"며 "이것이 통상적인 직무라 하더라도 오해를 받으니 일체 하지 말라고 했다. 앞으로 또 이런 시도가 있어 유가족들이 불편함을 느낀다면 경찰이든 국정원이든 책임자를 찾아내 문책을 하겠다고 했다"고 답했다. 이완구 원내대표도 "그런 것들이 있으면 즉각 얘기해달라. 가차없이 할테니..."라고 강조했다.
세월호 가족대책위 김병권 위원장은 또 "김영오씨가 청와대에 대통령 면담을 요청한 게 있다. 조윤선 정무수석에게 편지를 전달해달라고 했는데 한 달이 되도록 말이 없다"며 "확인해달라"고 요청했다.
세월호 가족대책위는 이날 세월호 참사 희생자 배·보상 문제 이야기가 나오지 않게 해달라는 요구도 했다. 가족대책위 유경근 대변인은 "물론 선의에서, 국회의원의 의무로 우리에게 배·보상 문제를 충실히 진행하겠다고 말했는데 가족들로부터 왜 세월호 특별법이 아닌 배·보상 이야기가 나오냐는 따끔한 이야기를 들었다"며 "충분히 뜻은 알겠지만 진심으로 배·보상 문제는 중요하지 않다. 정말 중요한 온리 원(Only one)은 진상 규명"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주호영 정책위의장은 "야당이 낸 법안에 배상 문제가 들어있다. 또 진상조사 특위 구성의 잠정 합의안을 보면 소위원회 3개 중 하나가 지원 및 배·보상으로 돼있다. 현실적으로 논의가 안 될 수 없다"고 답했다.
주 정책위의장은 그러면서 "4·16 참사가 나고 나서 120일 가까이 돼가는데 이 문제 때문에 국회를 비롯해 나라 전체가 홀딩돼있다. 배·보상 문제도 언젠가는 논의돼야 한다"며 "아예 빼자는 취지인지 논의를 언제 하자는 것인지 이야기를 들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윤근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