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일보 박성민 기자] 김우중(78) 대우그룹 전 회장은 26일 대우 그룹 해체에 대해 "억울감도 있고 분노도 없지 않았지만 과거이기 때문에 모두 감수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김 전 회장은 이날 오후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관에서 열린 '제45회 대우특별포럼- 신장섭 교수의 특별강연 김우중과의 대화를 말한다'에 참석해 이 같이 밝혔다.
오후 7시5분께 검은색 체어맨 차량을 타고 나타난 김 전 회장은 다소 쇠약해진 듯 했으나 "건강하시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네"라고 짧게 대답했다. 이후 수행원의 부축을 받으며 엘리베이터를 타고 지하 1층 마련된 행사장 안까지 입장했다.
행사장에 도착해 연단 위에 선 그는 "15년 전 대우그룹 해체는 저뿐만 아니라 대우 구성원 모두에게 가슴 아픈 일이었다"고 술회했다. 그는 "하지만 이제 충분히 시간이 지났으니 잘못된 진실을 밝혀야 한다고 생각을 했다"며 비망록을 출간하게 된 이유에 대해 밝혔다.
다만 김 전 회장은 "시간을 되돌리려는 것이 아니다. 우리가 역사에 한 일을 건강하게 평가를 받고 대우 해체가 합당했는지 명확히 밝혀지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어 김 전 회장은 "대우 해체에 대해서는 이제부터 제가 아니라 책을 집필한 신 박사의 이야기를 듣는 게 합당하리라고 생각이 든다"고 덧붙였다.
김 전 회장은 "나는 책에 가급적 미래에 도움이 되는 이야기를 많이 담아달라고 했다"며 "제 이야기가 다른 사람들에게 조금이라도 도움이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재차 "나는 평생 동안 앞만 보고 성취를 향해 열심히 달려왔다. 법에 반하는 어떤 것도 하지 않았다. (내 경험이) 미래 젊은이들에게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생각이었기 때문에..."라고 울먹이며 순간 말을 잇지 못했다. 김 전 회장의 얼굴이 눈물과 콧물로 범벅이 되자 좌중에서 박수가 터져 나왔다.
김 전 회장은 또 "역사가 주는 교훈을 통해서 조금이라도 과거보다 나아지는 미래를 만들려고 한다"며 "과거에 잘못된 실수와 미래에 다시 반복되는 일이 일어나지 않아야겠다"고 했다.
그는 "이제 저는 미래를 가져서는 안 되는 나이가 됐다"며 "남은 인생동안 우리 젊은이들이 대우인의 정신을 계승할 수 있도록 성심성의껏 도와주려고 한다. 많은 성원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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