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일보 손현정 기자] 흑인 소년이 경찰 총격으로 사망한 사건으로 충격에 휩싸인 미국 미주리 주의 '작은 도시' 퍼거슨이 이제 '인종 갈등'의 장(場)이 되고 있다.
특히 이 지역 흑인 사회는 사망한 마이클 브라운(18)이 총격을 받을 당시 비무장에 저항하지 않던 상태였다는 조사 결과가 드러나면서 당국의 야간통행금지 발령에도 경찰에 반발하는 시위를 멈추지 않고 있다. 이러한 시위에 반대하는 백인들의 맞대응 시위까지 벌어지면서 미국 사회의 뿌리 깊은 인종 갈등은 또다시 많은 이들의 마음에 상처를 안기고 있다.
퍼거슨에서 오랜 기간 목회를 해 온 윌리스 존슨 목사는 이러한 시위들은 "사람들의 마음에 있는 좌절과 상처 받은 감정, 그리고 불안감과 공포가 표면으로 드러나고 있는 것"이라며, "퍼거슨 주민들 모두가 (이번 사건으로 인한) 트라우마를 겪고 있는 환자들이다"고 말했다.
존슨 목사는 이에 자신의 교회를 포함한 지역 교회들이 "주 당국자들과 사회 구성원들 간의 대화를 이끌어내고 시위로 인한 소요 사태를 멈추고 안정을 되찾을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우리는 주민들에게 집중적인 보살핌을 제공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트라우마 환자들에게 최우선적으로 필요한 것은 안정감이고 우리가 하는 일도 바로 주민들에게 안정감을 주기 위한 노력이다"고 말했다.
존슨 목사는 퍼거슨 지역 교회들이 시위에 참여하기보다는 지역 주민들을 위로하고 희망을 전달하기 위한 행사를 개최하고 있다고 밝히면서, 미국 전역에서 많은 목회자들이 함께 기도하고 금식하며 모임을 갖고자 퍼거슨을 찾고 있다고도 알렸다.
퍼거슨의 또다른 목회자인 킴벌린 톰슨 목사 역시 도시에서 지속되고 있는 소요 사태에 반대한다며, "교회 내에서 인종 간 대화를 시도하고 있으며 주민들이 모두 참여해서 서로의 의견을 들을 수 있는 자리를 마련하고자 노력하고 있다"고 전했다.
톰슨 목사는 특히 이웃의 흑인 교회와도 대화를 시작했다고 밝혔다. 이 흑인 교회를 목회하고 있는 콘리 깁스 목사는 "기도와 대화에 참여하는 교회들은 모두 성경에서 그 답을 찾고 있다"며, "성경은 혼돈의 때에 하나님께서는 당신의 백성들에게 주목하신다는 것을 가르쳐준다"고 말했다.
톰슨 목사와 깁스 목사의 교회처럼 퍼거슨의 많은 교회들이 지역의 평화를 되찾기 위해 인종 간 대화와 연합된 기도 모임 등을 주도하고 있다. 깁스 목사는 언론이 이러한 행사들보다 소요 사태만을 더 집중적으로 보도하는 데 유감을 표하면서, "뉴스에서는 이곳에서 일어나고 있는 선한 일들에 대해 알 수가 없다"고 전했다. 톰슨 목사는 "갈등에 대한 언론의 집중 보도는 지금의 사태를 더욱 악화시키고 있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이들 목회자들은 지역 안정을 되찾는 것을 최우선으로 "교인들에게 판단을 유보할 것"을 권면하고 있다며, "우리는 진실을 모르고 서로에 대해서도 알지 못한다. 브라운이 그런 식으로 세상을 떠난 것은 슬픈 일이고 경찰이 그와 같이 행동한 것은 불행한 일이지만 지금 와서 그것을 바꿀 수 없다"고 말했다.
존슨 목사 역시 "지금은 우리가 이 사회의 문제를 직시하고 받아들이면서 개인의 책임을 져야 하는 때"라며 "각자가 책임감 있게 행동할 때 변화가 일어날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