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일보 박성민 기자] 차기 한국 축구대표팀 사령탑 후보 1순위로 꼽혔던 베르트 판 마르베이크(62·네덜란드) 감독이 대한축구협회와의 계약이 결렬된 이유에 대해 직접 입을 열었다.
판 마르베이크 감독은 18일(한국시간) 네덜란드 언론 '데 텔레그래프'와의 인터뷰에서 "대한축구협회와 막판까지 협상을 벌였지만 몇 가지 조건을 받아들일 수 없었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 관계자들은 내가 자국 대표팀 감독을 맡아주길 진심으로 원했다. 하지만 우리는 끝내 합의를 도출하지 못했다"며 "계약기간과 활동지역 문제가 가장 큰 걸림돌로 작용했다"고 전했다.
판 마르베이크 감독이 꼽은 첫 번째 결별 원인은 계약 기간이다.
그는 "나는 기본 2년에 옵션 2년을 추가하길 원했지만 대한축구협회는 4년 계약을 제안했다"며 "2년 간 대표팀을 지휘해보고 나서 2년 추가 계약을 맺는 것이 더 좋다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한국 대표팀 감독의 주 활동 지역에 대한 부분에서도 의견이 엇갈렸다.
판 마르베이크 감독은 "나는 기본적으로 네덜란드에서 머물며 감독직을 수행하고 싶었다. 하지만 대한축구협회는 이를 수용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세금 문제도 판 마르베이크 감독의 마음을 흔들었다.
그는 "한국과 네덜란드 간의 세금 문제도 우리의 협상을 방해하는 요인이었다"며 "정확한 내용은 모르지만 과거 거스 히딩크 감독도 2002한일월드컵 이후 세금 문제로 적잖은 어려움을 겪은 것으로 알고 있다. 나는 그런 일에 휘말리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
판 마르베이크 감독이 데 텔레그래프와 가진 인터뷰 내용은 이날 대한축구협회가 밝힌 계약 결렬 이유와 거의 같다.
이용수(55) 대한축구협회 기술위원장은 기자회견을 통해 "세금과 관련된 연봉 문제 그리고 주 활동 지역에 대한 생각 차이로 인해 판 마르베이크 감독과 계약을 맺지 못했다"고 발표했다.
올 초 함부르크(독일)에서 경질된 뒤 아직까지 새 둥지를 찾지 못한 판 마르베이크 감독은 앞으로도 축구인으로 살겠다는 뜻을 밝혔다.
그는 "현재의 삶에 만족하지만 쉽사리 일을 포기하진 않을 것"이라며 "앞으로도 축구와 관련된 일을 계속 하고 싶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