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란치스코 교황, 다시 바티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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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독일보 박성민 기자] 프란치스코(78) 교황은 한국 사목방문 마지막 날인 18일을 서울 명동 주교좌성당 꼬스트홀 1층에서 '이웃 종교 지도자들과의 만남'으로 시작했다.

오전 9시 검은색 쏘울 차량을 타고 명동성당에 도착한 교황은 천주교 서울대교구장 염수정 추기경과 총대리 조규만 보좌주교, 정순택 보좌주교, 전 서울대교구장 정진석 추기경과 인사를 나눴다.

이후 꼬스트홀로 들어선 교황은 1층에 임시로 마련된 제의실에서 기다리던 종교 지도자 12명과 한 사람씩 인사하며 덕담을 나눴다.

참석자들은 대한불교조계종 자승 총무원장, 원불교 남궁성 교정원장, 성균관 서정기 관장, 천도교 박남수 교령, 한국민족종교협의회 한양원 회장,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김영주 총무, 대한성공회 김근상 의장, 정교회 암브로시오스 조그라포스 한국대교구장, 기독교한국루터회 김철환 총회장, 구세군대한본영 박종덕 사령관, 대한예수교장로회 김동엽 총회장, 주교회의 교회일치와 종교간대화위원회 신정훈 총무 등이다.

천주교 대표로 배석한 주교회의 교회일치와 종교간대화위원회 위원장 김희중 대주교가 참석자들을 소개했다.

교황은 종교 지도자들에게 스페인어로 "삶이라는 것은 길입니다. 혼자서는 갈 수 없는 길입니다. 다른 형제들과 함께 하느님의 현존 안에서 걸어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이 자리에 함께해 주신 여러 종교지도자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함께 걸어가는 겁니다. 하느님의 현존 안에서, 아브라함이 하느님께 향했던 길이기도 합니다. 우리는 형제들입니다. 형제들로 서로를 인정하고 함께 걸어가도록 합시다. 감사드립니다. 마지막으로, 저를 위해서 기도해 주십시오. 감사합니다"고 인사했다.

이들은 9시 40분 명동성당 대성전에서 열린 '평화와 화해를 위한 미사'도 함께했다. 서정기 성균관장은 개인 일정으로 미사에는 참석하지 못했다.

공동집전은 서울대교구장 겸 평양교구장 서리 염수정 추기경, 주교회의 의장 강우일 주교가 맡았다. 박근혜 대통령은 9시 35분께 명동성당에 도착, 제단 오른쪽에 있는 날개석에 앉았다.

주한대사와 수행단, 정진석·염수정 추기경, 윤공희·최창무·김희중·조환길 대주교 등 주교단, 종교지도자, 위안부 할머니·장애인·새터민·다문화 등 사회적 약자, 갈등지역 주민·남북관계 관련 공헌자 등도 함께했다. 외교부와 통일부, 여성가족부 장관, 주교황청대사도 왔다.

프라치스코 교황은 40분께 제의를 갖춰 입고 제의실에서 나와 잠시 기도한 뒤 대성전 입구에서 입당 행렬을 했다. 교황은 맨 앞줄에 앉은 위안부 할머니들을 만나 허리를 굽히고 한 사람씩 인사를 나누며 대화했다. 휠체어에 앉은 할머니들과 좀 더 시간을 보냈다.

대화는 교황 방한 기간 수행 비서를 한 정제천 신부가 통역했다. 김복동(89) 할머니가 교황에게 나비 모양의 배지를 건넸다. 교황은 그 자리에서 이 배지를 제의에 달았다. 교황은 바로 뒷줄에 앉은 강정마을 주민, 쌍용차 해고노동자들, 밀양 주민, 용산참사 유족, 장애인들과 인사한 뒤 제단에 올랐다. 위로가 필요한 이들과 교황의 만남은 10분간 이어졌다.

미사는 예정했던 2시간보다 30분 짧은 1시간 30분 만에 끝났다. 입당 행렬은 단출했다.

교황방한위원회 전례분과 관계자는 "프란치스코 교황 자신이 긴 행렬과 거창한 예식을 원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서울공항으로 이동한 프란치스코 교황은 대한항공 편으로 오후 1시 로마로 떠났다. 정홍원 국무총리와 김경석 주교황청한국대사 등과 강우일 주교, 염수정 추기경, 사비오 혼 타이파이 대주교(교황청 인류복음화성 차관) 등이 배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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