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일보 손현정 기자] 지난 4월 300여 소녀들을 납치한 나이지리아 이슬람 극단주의 무장단체인 보코하람이 또 다시 민간인을 집단 납치했다. 이번에는 수십 명에 이르는 소년들이 보코하람에 끌려간 것으로 보인다고 외신들은 전했다.
17일(현지시간) 로이터에 따르면 보코하람은 지난 10일 나이지리아 북부 도론 바가 마을을 공격해 약탈과 방화를 벌였으며, 마을에서 총 97명의 남성들을 납치해 갔는데 이 가운데 상당수가 아직 성인이 되지 않은 소년들이라고 주민들은 밝히고 있다.
주민들 중 한 명인 할리마 아다무는 "그들은 현장에 있던 모든 남자들과 소년들을 데려갔다. 아주 어린 아이들과 여자들만 남았다"고 증언했다. 그는 당시 상황에 대해서, "그들은 '알라는 위대하다(Allah Akbar)'를 외친 뒤에 무차별적으로 총을 쏘기 시작했다. 눈에 보이는 대로 남자들과 소년들을 차량에 밀어넣었고 도망치려는 이들에게는 총으로 위협했다. 모두가 겁에 질려 있었다"고 말했다. 또한 이번 습격으로 6명의 사망자와 5명의 부상자가 나왔으며, 주민들의 집이 불탔다.
보코하람은 여성을 납치해서는 성노예로 팔거나 무슬림과 강제로 결혼시키고, 남성은 자신들의 조직원으로 훈련시키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나이지리아에서 보코하람의 공격은 점차 대담해지고 있으며 그 발생 횟수도 점차 빈번해지고 있다. 국제 인권단체 휴먼라이츠워치(Human Rights Watch)는 보코하람(Boko Haram)이 올해 상반기 동안에만 무려 95회의 공격을 자행해 민간인 2,053명의 목숨을 앗아갔다고 최근 발표했다.
소년들을 납치하기에 앞서서도 보코하람은 6일 북부 구오자 마을을 공격해 100여 명의 사망자를 냈다. 구오자 마을은 주민 대부분이 기독교인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보코하람이 4월에 북부 치복 시의 여학교 기숙사를 공격해 납치한 300명 가량의 소녀들 가운데서는 스스로 탈출한 100여 명을 제외하고는 모두가 부모에게로 돌아오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 가운데 지난 7월 이들 소녀들의 부모들 중 4명이 딸을 애타게 기다리던 중 납치로 인한 트라우마 증상이 심화되어 사망했다는 소식이 보도되어 안타까움을 안기기도 했다.
보코하람 지도자인 아부바카르 셰카우는 당시 소녀들을 납치한 뒤 "이는 알라의 뜻이었다"며 "알라께서는 소녀들을 결혼시키고 시장에 노예로 팔라고 하신다"고 밝힌 바 있다. 보코하람의 이 같은 범죄는 국제사회의 공분을 샀고 세계 각국에서 보코하람의 행위를 규탄하고 소녀들의 구출을 위한 나이지리아 정부의 적극적인 대처를 요구하는 시위가 일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