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비한 원고는 그만 보고, 그냥 마음에서 우러나오는 말을 하겠습니다"
격식을 따지지 않기로 유명한 프란치스코(78) 교황이 16일 연설에서도 파격 행보를 이어갔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이날 오후 충남 솔뫼성지에서 열린 '아시아청년대회'에서 아시아 각국에서 모인 청년들 앞에서 미리 준비한 원고를 읽다가 갑자기 즉흥 연설을 시작했다.
교황이 원고를 내려놓은 뒤 "영어를 잘하지 못한다. 이탈리아어로 말해도 될까요"라고 묻자 현장에 모인 청년들은 손뼉을 치며 "비바 파파"를 연호했다.
이어 그는 "우리가 어떤 삶을 살든, 잊지 말아야 할 것은 주님을 공경하고 다른 이들을 위해 존재한다는 것"이라며 "우리 모두 먼저 주님께 당신의 뜻을 묻는 것을 계속 해야 한다. 이게 바로 우리가 늘 지녀야 할 기도의 삶"이라고 강조했다.
교황은 "첫 번째는 주님에게, '주님께서 제게 원하는 게 뭡니까. 어떻게 하길 원합니까'라며 기도하는 것"이라며 "주님은 여러분들의 기도를 들어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교황은 "사랑의 길은 매우 단순하다. 하나님을 사랑하고 여러분 이웃형제 자매들,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을 사랑하는 것이다. 하느님을 사랑하고 도움이 필요한 주위사람들을 사랑하면 여러분들에게 사랑의 마음이 싹틀 것"이라고 권면했다.
이날 프란치스코 교황은 남북통일을 기원하는 메시지도 잊지 않았다.
교황은 "가족들, 형제들이 서로 갈라지고 만나지 못하는 것은 매우 아픈 일"이라며 "한국의 두 형제자매가 언젠가는 하나로 뭉치고 만날 수 있기를 바란다"고 기원하면서 "이를 위해 내가 할 수 있는 조언은 지속해서 기도하는 것이다. 두 형제가 갈라져 그중 누군가가 이기고 고통받고 지는 게 중요한 게 아니라, 우리는 언제나 한 가족이라는 마음으로 기도해야 한다"고 말한 뒤 통일을 위한 기도를 이어갔다.
"여러분은 한가족입니다. 그리고 하나의 언어를 사용합니다. 성서(성경)에도 요셉이 이집트로 갔을 때 같은 언어를 사용하는 형제들 만나서 먹을 것이 필요해지자 나눠 먹으며 살았습니다. 여러분과 함께 있는 북한 형제들과 같은 언어를 쓴다는 게 희망의 첫 번째 요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