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 세기만에 한 자리 모인 통합과 합동…"이제 다 새로워질 것"

교회일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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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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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일 사랑의교회서 예장 통합·합동 목회자·성도들 모여 '연합기도회' 개최; 김삼환 목사 "이렇게 모인 것, 주님께서 우시고 탄식하면서 만들어 주신 것" 강조; 합동 안명환 총회장 입김에 현 목회자들은 대거 불참…향후 행보 주목
▲예장 통합·합동 증경총회장단이 주최하는 '연합기도회'가 10일 사랑의교회에서 진행되고 있다.   ©이동윤 기자

[기독일보 이동윤 기자] 한 형제였지만 갈라섰던 대한예수교장로회가 반 세기만에 한 자리에 모였다. '시작이 반'이란 말이 있듯, 이 첫걸음을 통해 연합의 불씨가 활활 타오를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감은 그 어느때 보다 높다.

대한예수교장로회총회(예장) 통합·합동 증경총회장단이 주최하는 '한국교회 치유와 회복을 위한 연합기도회'가 10일 오후 서울 서초구 반포대로 사랑의교회(담임 오정현 목사)에서 개최됐다. 기도회는 '성령이 하나 되게 하신 것을 힘써 지키라'(엡4:3)라는 주제로, 예장 합동(총회장 안명환 목사)과 통합(총회장 김동엽 목사) 목회자들, 사랑의교회 교인 등 1만여 명이 참석해 '한국교회의 분열과 갈등에 대해 회개'하며 '치유와 회복'을 두고 간절히 기도했다.

이날 기도회는 합동 증경총회장회 회장 서기행 목사의 사회로 김순권 목사(통합 증경총회장))의 경과보고 및 인사말에이어 김동권 목사(합동 증경총회장)의 기도, 권영식 장로(합동 증경장로 부총회장)과 김철모 장로(통합 장로 부총회장)의 성경봉독, 김삼환 목사(통합 증경총회장)의 설교 순으로 진행됐다.

▲사랑의교회 오정현(사진 맨 오른쪽) 담임목사와 연합기도회에 참석한 예장 통합과 합동측 증경총회장들이 함께 기도회를 하고 있다.   ©이동윤 기자

김순권 목사는 경과보고를 통해 "1959년 예장 통합 - 합동 분열 이후 55년 역사에 대한 깊은 반성적 성찰은 양 교단 지도자들에게 늘 있었다"며 "지난 해부터 양 교단 증경총회장들의 공동기도와 대화, 만남이 꾸준히 모색돼 오던 중, 2014년 광복주일인 8월 10일 주일에 양 교단 연합기도회를 열고 희망찬 새역사를 이뤄갈 것을 다짐했다"고 그동안의 과정을 설명했다.

이어 김 목사는 "양 교단 증경총회장들은 지난 6월 9일, 8월 10일 사랑의교회에서 양 교단 연합기도회를 개최키로 하고 실무준비 6인 위원(합동 측 김동권, 서기행, 홍정이/ 통합 측 김순권, 김삼환, 조성기)를 구성했다"며 사랑의교회에서의 연합기도회는 6차례의 공식 모임(회의)과 여러 차례 실무 협의를 통한 결과라고 밝혔다.

김순권 목사는 끝으로 "(연합 기도회는) 정치성도 없고 다른 욕심도 없다"며 "어려운 상황에 처한 이 나라와 교회를 위해 함께 기도하기 위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설교를 전한 김삼환 목사는 '화목제물, 예수 그리스도'라는 주제로 먼저 독생자 예수를 보내신 하나님의 사랑과 은혜, 대조적으로 뿌리 깊은 인간의 죄성에 대해 설명했다. 

김 목사는 "하나님은 우리에게 섬기고 사랑할 수 있는 지혜를 주셨다"며 "모든 이웃을 사랑해야 하고 멸시하면 안 된다. 이웃을 미워하고 싸운다면 그것은 하나님의 마음을 아프게 하는 것"이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합동과 통합이 55년 만에 만났다. 한 나라 한 땅에 살았지만···"이라며 "1959년 총회 이후, 이렇게 모인 것은 증경 총회장이 한 것이 아니라 주님께서 우시고 탄식하면서 만들어 주신 것"이라고 감격스러워 했다. 

또 "성경에는 부부와 형제가 먼저 화해하고 풀고 예배를 드리라고 했는데, 양 교단이 이렇게 풀면 오늘 하늘문이 열릴 줄 믿는다"고 힘줘 말했다. 

김 목사는 "한국교회가 이렇게 싸우는 것을 장자 교단인 우리가 가르쳐 줬다. 국회도 학교도 가정도 때리고 싸운다. 우리 나라가 왜 이러는가"라며 "이제 우리는 사랑해야 한다. 오늘부터 새로운 창조와 세계가 이뤄질 것"이라고 역설했다.

김 목사는 이어 "이제 새로운 55년이 오고, 이제 통일도 올 것이다. 이것은 모두 하나님의 선물"이라며 "교회가 하나되면 놀라운 일이 일어난다. 합동과 통합은 한국교회의 장자다. (화해한다면) 다 따라오게 돼 있다. (그동안) 분열되고 싸우는 것을 다 보고 배웠는데, 이제 다 새로워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김 목사는 설교 도중 합동 측 서기행 증경 총회장과 오정현 사랑의교회 담임목사와 각각 포옹하며, 하나됨의 의미를 더했다.

한국교회 치유와 회복을 주제로 연합기도회가 열리고 있다.   ©이동윤 기자

설교 후 이어진 특별기도회에서는 최개채 목사(합동 증경총회장)가 '한국 교회의 치유와 회복을 위해', 박종순 목사(통합 증경총회장)가 '한국 사회의 안정과 국가 발전을 위해', 장차남 목사(합동 증경총회장)가 '한국교회 연합과 부흥을 위해', 김창인 목사(통합 증경총회장)가 '한반도의 평화와 통일을 위해' 각각 기도를 인도하고, 홍정이 목사(합동 증경총회장)의 광고에 이어 림인식 목사(통합 증경총회장)의 축도로 마쳤다.

이날 기도회는 성공적이었다는 평가와 함께 예상보다 예장 합동 측 목회자들의 불참이 많아지면서 아쉬움이 남는다는 평가다.

예장 통합과 합동의 분열과 반목의 역사를 극복하겠다는 취지에는 모두 공감하지만, 이날 연합기도회에 양 총회 현 집행부가 참여하지 않은 채 증경총회장단 위주의 기도회로 진행됬다는 점이 '옥의 티'라면 티.

특히, 예장 합동 안명환 총회장이 기도회를 겨냥해 담화문까지 발표하며 '연합기도회'에 대해 반대의 뜻을 나타낸 점은 이날 기도회는 물론 앞으로 연합활동에 상당한 부담으로 작용할 것은 분명하다. 안 총회장은 담화문에서 "교단의 연합 활동 및 연합 행사는 총회의 결의가 있어야 가능하다"며, "총회의 허락없이 교단의 이름으로 연합활동 및 연합집회를 갖는 것에 대해 총회장은 어떤 책임도 질 수 없음을 것을 양해해 주기 바란다"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안 총회장이 연합활동 및 연합집회를 찬성하지 않는 이유로 "WCC 사상과 하나될 수 없는 교단의 신학적 정체성"이라고 밝힌 것에 대해서는 합동 내에서도 예전과 다른 기류가 흐르고 있다. WCC 문제가 양 교단의 연합활동을 막을 명분이 되기에는 부족하다는 견해에 힘이 실리는 분위기여서 향후 예장 통합과 합동의 연합운동 향방에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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