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일보 윤근일 기자] 동북아를 포함한 지역 안보정세를 논의하는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이 10일 미얀마의 수도 네피도의 국제컨벤션센터에서 열린다. 미얀마에 동북아 외교수장들이 모이면서 각국의 이해관계를 두고 치열한 외교전이 예상된다. 한국과 중국, 일본을 비롯해 북한과 미국의 외교수장들이 속속 모이면서 자국의 합종연횡 움직임이 보여진다.
특히 남북한을 포함해 북핵 6자회담국이 모두 참가하는 이번 회의에서 한미 양국은 지난 2월부터 계속되고 있는 북한의 단거리 미사일 발사 등이 유엔 안보리 결의 위반이라는 점을 지적하며 북한의 도발 중단을 촉구하고 진정성있는 행동 또한 강조할 것으로 보인다.
북한 또한 자국에 대한 지지 입장을 보이기 위해 미얀마 도착 이전부터 리수용 외무상이 인도네시아 등을 방문길에 오르기도 했다. 북한은 미국의 적대시정책이 북한핵문제의 원인으로 주장한다. 또한 박근혜 대통령의 드레스덴 구상을 흡수통일 방안으로 비난하고 있다. 거기에 한미 연합 군사훈련인 을지프리덤가디언(UFG) 훈련을 오히려 문제 삼으며 단거리 미사일 발사의 정당성을 주장하고 있다.
이미 한중 외교수장은 회담을 가졌다. 윤병세 외교부장관과 왕이 외교부장은 지난 8일(현지시간) 네피도에서 북한 핵문제, 남중국해 영유권 분쟁, 중국이 창설을 주도해온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 문제 등 양자·다자 이슈에 대해 의견을 교환했다.
윤 장관은 이 자리에서 북한이 올들어 지난 3월 이후 단거리 탄도 미사일을 잇달아 발사하고 있는 것과 관련, 유엔안보리 결의를 위반한 이러한 도발 행위를 당장 중단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윤 장관의 이러한 언급은 중국이 ARF계기 북한 이수용 외상과 양자 회담을 열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북측을 상대로 중국 정부가 사실상 압박을 행사해 주기를 요청한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중국은 남중국해 문제, AIIB 창설 현안 등을 들고 나옴으로써 동남아 국가들의 공세에 대비한 입장 정리에 나서면서 자국 이슈에 대한 우리 측의 지지를 요청했다.
이외에도 지난달 한중 정상회담 후속조치들을 점검하고 오는 11월 예정된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담을 계기로 한중 정상회담을 또 개최하는 것에 대해서도 공감대를 모았다.
이런 가운데 윤 장관은 오늘인 9일 존 케리 미국 국무부 장관,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일본 외상과 잇따라 양자회담 및 3국 외교장관 회담을 여는 것으로 전해졌다. 3자 회담에서도 북핵 문제가 의제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윤 장관은 기시다 일본 외무상을 만나 북핵 문제를 논의하고, 독도문제와 위안부 문제를 비롯한 과거사에 대한 일본 측의 태도 변화를 촉구할 예정이다.
윤 장관은 이들 국가 외에도 캐나다(9일), 인도(10일) 외교장관과 회담을 가진다.
이런 가운데 남북 외교장관의 회담이 성사될지 주목된다. 회담이 개최되는 9일 저녁에 ARF 개막을 앞두고 참가국 외교수장이 모두 참석한 가운데 환영 만찬이 열려 이 만찬 행사에서 '외교적 조우'를 할 가능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