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 "선임병들의 잦은 욕설·질책에 자살한 이등병 국가유공자"

대법원

[기독일보 박성민 기자] 윤모 일병 구타 사망 사건으로 군대 내 폭력 및 가혹행위 등에 대한 개선책 요구가 거센 가운데 선임병들의 욕설과 질책 때문에 자살한 병사를 국가유공자로 인정해야 한다는 대법원 판결이 내려져 관심을 끌고 있다.

대법원 1부(주심 양창수 대법관)는 군대에서 자살한 민모 이병의 모친이 서울남부보훈지청장을 상대로 낸 국가유공자 요건 비해당 결정 처분 취소 청구소송 상고심에서 원고 승소 판결한 원심을 확정했다고 7일 밝혔다.

재판부는 "민씨는 군입대 후 선임병들의 암기강요나 욕설, 질책 등의 정신적인 스트레스에 시달리던 중 우울증 증세가 발현된 것으로 보인다"며 "민씨의 직무수행과 사망 사이에 상당한 인과관계가 있다고 판단한 원심은 정당하다"고 판시했다.

평소 내성적인 성격이었던 민씨는 2010년 3월 입대해 전차수리병으로 근무하다 같은 해 7월 유격훈련을 앞두고 영내 창고 뒤편 야산에서 목을 매 사망했다.

민씨가 사망한 이후 군은 일부 선임병들이 민씨에게 암기를 강요하거나 잦은 질책과 욕설을 한 사실을 밝혀내고 관련자들에게 영창이나 휴가제한 등의 징계를 내렸다.

이에 민씨의 유족은 "업무상 스트레스로 자살한 것인 만큼 국가유공자로 인정해 달라"며 서울남부보훈지청에 국가유공자 등록 신청을 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자 소를 제기했다.

이를 심리한 1·2심은 "민씨의 자살은 단순히 적응장애에 의한 것이라고 단정하기 어렵다"며 "오히려 선임병들로부터 정신적 스트레스에 시달리던 중 우울증이 발현됐고, 적절한 관리가 부족한 상태에서 증상이 악화돼 자살을 했다고 추단하는 것이 상당하다"며 원고 승소 판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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