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일보 손현정 기자] 세계교회협의회(WCC)가 서아프리카 지역 에볼라 바이러스 확산에 우려를 표하고, 이번 사태로 위기에 처한 국가들에 위로를 전했다.
WCC 부총무이자 총무 대리인 이사벨 피리(Isabel Apawo Phiri) 박사는 5일(현지시간) 라이베리아교회협의회(LCC)에 보낸 서한에서 "에볼라 바이러스 위기로 인해 라이베리아, 시에라리온, 기니, 나이지리아의 국민들이 극심한 피해를 입고 있다는 소식에 매우 우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또한 "감염자들을 돌보고 있는 서아프리카 지역과 국제 단체에서 파견된 의료진들 역시 위험에 노출되어 있음이 우려된다"고도 전했다.
피리 박사는 고린도전서 12장 26절('만일 한 지체가 고통을 받으면 모든 지체도 함께 고통을 받고')을 인용하며 바이러스 확산으로 피해를 입고 있는 국가들에 대한 연대감을 표시했다. 그는 "우리들 중 한 명이라도 해를 입으면 모두가 해를 입는 것"이라며, "사랑하는 이들을 잃은 사람들과, 지금 이 질병을 앓고 있고 회복의 희망을 잃어가고 있는 사람들을 위해 기도한다"고 전했다.
또한 "생명을 걸고 바이러스 감염자들에게 치료를 제공하고 있는 의료진들을 보호해 주시기를 기도하고, 감염자 가족들에게 예수 그리스도의 긍휼과 사랑을 전하는 지역 교회들의 치유 사역을 위해서도 기도한다"고 밝혔다.
한편, 피리 박사는 이 서한을 통해 에볼라 바이러스 발발 국가 정부들과, 국제 의료사회, 그리고 회원 교회들에 힘을 모아 어려움을 헤쳐나가 줄 것을 당부했다.
그는 먼저 라이베리아를 비롯한 해당 국가 정부들에 "에볼라 출혈열에 대한 정확한 정보가 공유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달라"며 "이를 통해 사람들이 감염 증상을 빠르게 알아차리고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밝혔다.
국제 의료사회에는 "하나의 팀이 되어 협력함으로써 이 치명적인 질병의 확산을 막기 위한 해결책을 찾아 달라"며, "에볼라 바이러스 사태는 이 같은 치명적인 질병이 발생하면 가장 먼저 피해를 입는 이들이 우리 사회의 가장 가난하고 약한 자들임을 다시금 상기시키게 한다"고 말했다.
피리 박사는 WCC 회원 교회들과 교단들에 "에볼라 바이러스에 감염된 우리의 형제와 자매들을 도울 수 있는 적절한 방법을 모색해 달라"며, 특히 해당 국가들에서 사역하고 있는 기독교 의료봉사 단체들을 지원하는 방안을 고려해 줄 것을 언급했다. 그는 "이들 단체들은 이 위기 사태를 해결해나가기 위한 기본적인 물품과 인력의 부족을 겪고 있다"고 전했다.
세계보건기구(WHO)의 6일 발표에 따르면, 서아프리카 에볼라 감염 사망자 수는 4일 현재 932명에 달하며 기니에서 363명, 라이베리아에서 282명, 시에라리온에서 286명, 나이지리아에서 1명이 사망했다.
에볼라 바이러스는 지난 3월 기니에서 출현한 이후 라이베리아, 시에라리온으로 확산됐다. 백신과 항바이러스제가 없는 않은 신종 바이러스로, 감염 시 치사율이 60-90%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바이러스는 현지 국민들뿐 아니라 의료진들에게도 치명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으며, 최근에는 해당 지역 내에서 의료사역을 펼치던 미국 선교사들이 바이러스에 감염되어 미국으로 귀국해 치료를 받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지기도 했다.
미국 기독교 구호단체 SIM USA와 사마리아인의지갑((Samaritan's Purse) 소속으로 라이베리아에서 감염자들을 돌봐 오던 켄트 브랜틀리와 낸시 라이트볼 선교사는 현재 감염 증상을 앓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