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일보 박성민 기자] 로리 매클로이(25·북아일랜드)가 꼬리표처럼 따라다니던 '차세대' 수식어를 떼어냈다.
2년 만에 세계랭킹 1위를 탈환하며 자신의 시대가 도래했음을 알렸다.
매클로이는 4일(한국시간) 미국 오하이오주 애크런의 파이어스톤 골프장 사우스코스(파70·7400야드)에서 끝난 월드골프챔피언십(WGC) 브리지스톤 인비테이셔널(총상금 900만 달러) 마지막 날 최종합계 15언더파 265타를 기록, 우승트로피를 들어올렸다.
선두에게 3타 뒤진 채로 최종일을 맞은 매클로이는 매서운 기세로 PGA 통산 9승을 눈 앞에 둔 세르히오 가르시아(34·스페인)를 흔들었다.
1~3번홀 연속해서 버디 퍼트를 떨구며 앞서 가던 가르시아를 따라잡은 매클로이는 이후 계속된 공격적인 플레이로 2타를 더 줄여 원하던 우승을 거머쥐었다.
3타 앞서며 우승을 향해 미소짓던 가르시아는 매클로이의 맹추격을 뿌리치지 못하고 주저 앉았다. PGA 통산 8승, 프로 통산 28승을 보유한 베테랑이었지만 '황제 대관식'을 위해 거침없이 쫓아오는 매클로이의 기세를 꺾지 못했다.
매클로이는 이날 우승으로 자신의 전성시대를 확실히 알렸다.
지난달 21일 메이저 대회인 브리티시오픈(디오픈) 우승이 긴 슬럼프에서 탈출하는 계기가 됐다면 이번 우승은 '황제 대관식'으로 손색이 없었다.
우승상금 153만 달러(약 15억9000만원)를 보탠 매클로이는 시즌 누적 상금을 516만5896 달러(약 53억6200만원)로 늘려 상금왕의 발판을 마련했다. 상금 1위(516만6661 달러) 부바 왓슨(36·미국)을 위협하기에 충분하다.
페덱스컵 포인트 1982점으로 이 부문 3위에 올랐고, 톱10 피니시율도 2위(66.66%)로 끌어올렸다. 최저타수 2위(69.057타) 등 각종 지표 상위권을 점령했다.
올 시즌 2승째를 거둔 매클로이는 1승만 추가하면 3승을 달리고 있는 지미 워커(35·미국)와 함께 다승왕 경쟁도 본격적으로 다툴 수 있다.
4승을 쌓으며 상금왕(805만 달러)·다승왕(4승)·올해의 선수·바든 트로피(최저타수상·68.873타) 수상 등 각종 타이틀을 휩쓸었던 지난 2012년 못지 않은 상승세다.
2년 전 23세로 '원조 황제' 타이거 우즈(39·미국)의 대항마로 우뚝 솟은 뒤 채 1년을 못 견뎠던 때와는 다른 분위기다.
테니스 스타 캐롤라인 보즈니아키(24·덴마크)와의 결별 뒤 기복이 현격히 줄었다.
2주 안에 2승을 쌓을 정도로 확실한 상승세다. 장타는 변함이 없었고, 날선 어프로치샷에 퍼트도 안정을 찾았다.
이날 우승은 공교롭게도 허리 통증으로 대회를 기권한 우즈와 대조된다. 우즈는 자신의 텃밭인 대회에서 매클로이의 우승을 바라만 봐야 했다. 이 대회 통산 8승을 보유한 우즈는 이날 2번홀 벙커샷 도중 허리 통증을 느껴 대회를 기권했다.
우즈의 시대가 막을 내리고 매클로이의 시대가 다시 찾아왔음을 읽을 수 있는 대목이다.
2년 만에 세계 골프 정상의 흐름을 되찾은 매클로이가 '차세대'를 떼버리고 '황제'로 홀로서기 할 수 있을지 골프팬들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매클로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