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코하람, 테러 영역 인근 국가로 '확장 조짐'

중동·아프리카
손현정 기자
hjsohn@cdaily.co.kr
카메룬에서 목회자·정치인 대상으로 한 공격 발생
▲나이지리아 북부 지역에서 지난 6월 발생한 보코하람의 테러 공격 현장.   ©AP/뉴시스

[기독일보 손현정 기자] 나이지리아에서 기독교인들을 상대로 납치와 살해를 벌여 온 보코하람이 아프리카 내 다른 국가들로 테러 영역을 확장하는 데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미국 카리스마뉴스는 4일(현지시간) 보도를 통해 지난달 말 카메룬 북부 콜로파타 마을에서 벌어진 목회자를 비롯한 주민 대량학살 사건이 보코하람의 소행일 것이라는 관측을 제기했다. 카메룬과 니제르, 차드 등 3국이 최근 나이지리아 정부가 보코하람을 소탕하는 데 협력하기로 결의한 데 따른 보복성 공격일 수 있다는 것이다.

콜로파타 마을에서 일어나 공격으로는 총 25명이 목숨을 잃었으며, 사망자 중 한 명은 카메룬루터교형제교회 소속의 장 마르셀 케스베르 목사로 전해졌다. 그는 처음에는 납치되었지만 이내 살해당하고 시신이 훼손된 상태로 가족들에 의해 발견됐다. 또한 납치된 사람들의 수가 22명에 달하는 가운데 이 중에는 아마두 알리 카메룬 부총리의 아내와 그 시녀도 포함되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케스베르 목사는 45세로 카메룬에서 태어나 차드에서 목회자로 훈련을 받았으며 교단에서 이 지역으로 파견되어 2년간 넘도록 사역해 왔다. 그는 아내와 여덟 명의 자녀를 남겨두고 세상을 떠났다.

케스베르 목사의 사망 소식에 지역 기독교계는 충격에 휩싸여 있다. 안전을 위해 이름을 밝히지 않은 한 교인은 "왜 그가 그토록 참혹한 최후를 맞아야 했는지 이해할 수 없다"며, "그를 잃고 우리 모두는 크나큰 고통 속에 있다"고 전했다.

지역 언론들은 이번 공격이 매우 폭력적이었으며 사전에 계획된 듯한 인상을 주었다고 보도했다. 카메룬 군복을 입은 수백 명 규모의 무장괴한들이 나이지리아 국경에서 5킬로미터 가량 떨어진 콜로파타 마을로 몰려와 무차별적인 총격을 가했다는 것이다.

이들 괴한들은 특히 라마단의 끝을 기념하러 고향에 내려와 있던 아마두 알리 부총리의 사저를 집중적으로 공격했다고 목격자들은 전했다. 알리 부총리는 공격이 일어날 당시 부재 중이었으며, 이에 아내와 시녀만이 납치됐다. 괴한들은 이외에도 지역에서 영향력있는 종교 지도자들과 사회 지도자들을 납치해 갔다.

나이지리아와 인접해 있는 카메룬에서는 보코하람의 테러 활동이 자국에서도 벌어지는 데 대해 이미 우려해 왔다. 특히 국경을 접하고 있는 북부 지역들에서는 이미 무장단체의 소행으로 의심되는 납치 사건이 최근 수개월 동안 빈번히 발생해 오던 차였다. 그러나 교회 지도자를 겨냥해 벌어진 납치 사건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현지 기독교계 지도자들은 밝혔다.

세계의 박해받는 교회들을 지원하는 월드왓치모니터(World Watch Monitor)는 이번 사건 이후로 충격을 받은 지역 교회들을 위로하며 힘을 불어넣고 있으며, 다방면에서 지원을 강화하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보코하람의 테러 공격을 피해서 온 이주민들은 물론 중앙아프리카공화국 내전으로 발생한 난민들까지 카메룬 북부 지역으로 유입되면서 이 지역에서는 경제적·사회적 상황 역시 악화되어 가고 있으며 이로 인한 주민들의 불안감도 커지고 있다고 카리스마뉴스는 전했다.

미국 국무부가 해외 테러단체로 지목한 보코하람은 반서구·반기독교를 표방하는 이슬람 극단주의 무장단체로 지난 5월 나이지리아 북부 치복 시에서 여학생 300여 명을 납치해 국제사회의 공분을 산 바 있다. 여학생들 대부분은 기독교인으로 알려졌으며, 탈출하지 못한 200여 명은 아직 부모들의 품으로 돌아오지 못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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