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벽한 法도 인간을 인간답게 할 수 있는 능력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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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상아 기자
saoh@cdaily.co.kr
제6회 기독법률가전국대회, 박현욱 변호사의 '톰 라이트의 그리스도인의 미덕' 강의
▲박현욱 변호사(법무법인 KNC)

[기독일보 오상아 기자] 과연 법(法)이 완벽하다고 인간도 완벽해질 수 있는 것일까. 그리고 참된 그리스도의 미덕이란 무엇일까. 이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해보는 시간이 마련됐다.

지난달 31일부터 이달 2일까지 서울 은평구 팀비전센터에서 진행된 제6회 기독법률가회전국대회에서는 박현욱 변호사(법무법인 KNC)는 '톰 라이트의 그리스도인의 미덕- 어떻게 인간답게 살 것인가?'를 주제로 전한 선택강의를 통해 "톰 라이트(Tom Wright)는 모든 문제를 법으로 해결하려는 법률 만능론을 경계한다"며 "한편으로는 법률을 무시한 채 인간의 자유만 가지고 문제를 풀려는 것도 문제라고 말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법 중심의 기독교 윤리는 기독교를 하나님의 명령, 법에 순종하는 규율의 종교로 생각한다. 이들에게 성경은 인생을 사는 매뉴얼이자 법전인 셈이다"며 "이들은 항상 분명한 법과 규칙을 찾고, 이런 입장은 율법주의자로 비춰지곤 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는 "법은 근본적으로 사람을 제약하고 통제한다"며 "자유롭게 스스로 결정하는 인간의 모습보다는 타의에 의해서 강요되는 측면을 무시할 수 없다"고 전했다.

반면 "인간이 인간다운 순간은 생명으로 가득 차고, 아름다움을 만끽하며, 사랑과 웃음을 누리며, 창조성을 발휘할 때일 것이다"며 "법은 이러한 진정한 인간의 모습을 발휘하게 하는 능력을 가지고 있지 못한다"고 설명하고, "그래서 법을 인간 존재의 중심에 둘 수 없는 것이다"고 박 변호사는 강조했다.

그러면서 "법을 중시하는 기독교의 반대편에는 인간의 자유를 강조하는 입장이 있다. 이들에게 기독교는 참다운 자아를 찾는 길"이면서도 "그러나 자발적으로 행동했다고 모두 선한 것은 아니다"고 부연했다.

그는 "톰 라이트는 초기 성도들이 그 해답을 법에서 찾은 것도 아니고 자아발견에서 찾은 것도 아니라, 성품과 미덕에서 찾았다고 말한다"며 "성도들은 좋은 습관을 세워 미덕을 이뤄냈다는 것이다"고 말했다.

이어 "라이트는 예수님의 산상수훈 설교가 율법주의를 비판하는 동시에 도덕폐기론도 비판했다고 말한다"며 또 "예수님은 산상설교에서 하나님 나라를 목표로 제시했다고 했다"고 소개했다.

박 변호사는 또 "법을 잘 안다고 법을 잘 지킬 수 있는 것이 아니라는 사실은 우리 법률가들이 더 잘 알 것이다"며 "그렇다고 자신에 대해 깨달았다고 해서 좋은 성품을 얻는 것도 아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미덕을 실천하여 습관으로 만들 때 법을 지킬 수도 있고, 성품도 개발된다는 것이다"며 "톰 라이트는 미덕의 문제에서 의식적인 선택, 결단, 실행을 강조하고 있다"며 '미덕, 윤리, 가치, 법을 내버린 이 시대정신'을 비판하고 있다고 강조하면서도 "미덕이 훈련을 통해서 세워진다는 라이트의 지적은 정말 중요한 의미가 있다. 그러나 훈련과정에서 우리가 직면하는 장애물을 라이트가 충분히 지적하지 않은 부분은 아쉽다"고도 말했다.

그는 "이런 노력과 선택을 반복해도 극복되지 않는 연약함과 죄, 실패와 수치의 문제가 남아있다"며 "저는 이런 자신의 모습을 인정하고 고백하는 것이 정말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며 소개하며, "이를 '개인적으로 십자가를 체험하는 순간'이라고 이름 붙이고 싶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런 고백을 할 때 놀라운 일이 일어나, 성령이 찾아오신다"며 "나도 알지 못할 은혜로 내 좌절된 마음, 수치스러운 마음을 어루만지고, 이 어둠에서 도약할 수 있는 새로운 힘을 준다. 나는 바닥으로 내려갔지만 그분은 다시 나를 위로 올리시는 것이다"고 그는 간증했다.

박현욱 변호사는 "라이트가 말한 것처럼 우리는 그리스도인의 미덕인 사랑, 용서, 겸손을 훈련하기 위해서 끊임없이 노력해야 한다"며 "이런 의미에서 그리스도인의 삶은 최선을 다해서 노력하고 훈련하는 삶이다. 다른 한편으로 하나님의 전적인 은혜와 자비를 구하는 삶이다"고 말했다.

끝으로 박 변호사는 "미덕이 화석이 되지 않기 위해서 정직한 자기인식을 통한 십가자의 경험이 필수적이다. 이런 겸손이 없이는 우리 스스로가 딱딱하고 불편한 율법주의자들이 되기 십상이다"며 동시에 "이신칭의(以信稱義)만 강조하고 윤리적인 삶의 훈련을 배제해버린 기독교는 방종으로 치닫고 있다"며 개인의 의지와 회복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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