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어먹을 믿음을 좀 가져보라고. (Do ya'll have any f-----g faith?)"
이제 대중문화 속에서 백인이 아닌 흑인이나 히스패닉계 등으로 묘사된 예수님은 그렇게 파격적이지만은 않다. 그러나 욕을 입에 달고 사는 예수님은 어떨까.
2천 년 예수님은 가난한 데다가 교육도 받지 못한 이들에게 가장 먼저 찾아가셔서 복음의 진리를 선포하시고, 이들을 제자로 삼으셨다. 오늘날이라면 예수님의 발길이 처음으로 향하는 이들이 누구일까? 미국 TBS 어덜트스윔의 신작 코믹 드라마 '블랙 지저스(Black Jesus)'는 아마도 이러한 상상력에서부터 시작한 듯하다.
그러나 상상력이 좀 과했던 걸까. 예수님과 사도들이 흑인 빈민가에서 한 번쯤은 보았을 법한 술과 약에 찌든 '리얼한' 건달들로 묘사된 데에 미국 보수 기독교계가 '신성모독'이라며 분노하고 있다.
예고편이 공개된 직후 미국 보수 여성단체인 원밀리언맘즈(One Million Moms)는 "'블랙 지저스'는 주님에 대한 조롱"이라며, "예고편이 욕설은 물론 주님의 이름까지 남발하면서 불쾌함을 유발한다"고 항의했다. 이들은 또한 "뿐만 아니라 폭력과 부적절한 제스처 등은 예수님을 우리가 알고 있는 분과는 완전히 다른 분으로 묘사한다"며, "이는 신성모독에 해당한다"고도 주장했다.
원밀리언맘즈는 회원들과 미국 교인들에게 방송사에 대한 보이콧 운동을 벌일 것을 촉구하고 나섰다. "우리가 지금 한 목소리를 낼 수 있다면 이 프로그램을 중단시킬 수 있다. 우리가 침묵을 지킨다면 어덜트스윔과 같은 방송사는 계속해서 기독교 신앙을 조롱할 것이다. '블랙 지저스'는 기독교 신앙의 진리를 왜곡하려는 또 다른 시도이며 절대 용인할 수 없다"고 이들은 밝혔다.
미국 보수 목회자들 역시 분노를 드러냈다. 시카고 열방을위한기도의집(House of Prayer For All Nations in Chicago)의 담임 목회자 데이빗 로저스 목사는 TBS에 공개 서한을 보내 "이 TV 프로그램은 우리 기독교 공동체에 대한 공격이자 조롱"이라며, "이 프로그램의 방영 계획을 취소하고 기독교인들에게 공식적으로 사과할 것을 방송사에 촉구한다"고 밝혔다. 로저스 목사는 또한 자신의 서한을 미국 내 모든 교회에 보내 자신과 같은 뜻을 가진 목회자들이 TBS에 대한 항의에 동참하도록 할 것이라고도 전했다.
그는 또한 미국 대중문화가 점차 반기독교적인 성격을 띠고 유독 기독교인들을 우스꽝스럽거나 비호감을 주는 존재로 묘사하고 있는 데에도 유감을 표하고, "유대교인이나 무슬림들에 대해서는 상상도 못할 시도들을 기독교인들에게 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외에도 페이스북과 트위터 등 SNS상에서 보수 교인들의 '블랙 지저스'에 대한 반발이 줄을 잇고 있으며, 국제 청원 사이트인 Change.org에까지 방송 취소를 촉구하는 청원이 연이어 올라오고 있다.
그러나 방송사측은 보수 교계의 반발에 개의치 않는다는 듯 '블랙 지저스'의 프로모션에 집중하고 있다. '블랙 지저스'의 예고편은 "가장 기다려 왔던 재림, 위대한 성령의 능력을 느끼라" 등의 홍보 문구를 포함하고 있다.
교인들 가운데서도 '블랙 지저스'는 현대 사회와 교회에 대한 '풍자'로 봐야 한다며 방송에 대한 기대를 표하는 이들도 있다. 데렉 그레이라는 이름의 한 교인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이 프로그램은 예수님을 조롱한다거나 하는 것이 아니라 예수님과 주위 사람들을 향한 우리 안의 위선을 폭로하는 것이다. 이 프로그램을 통해서 우리가 삶에 대해서 돌아볼 수 있기를 바란다"고 적었다. '블랙 지저스'는 8월 7일 첫 방영이 예정되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