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병언(73·사망) 전 세모그룹 회장의 도피를 도운 핵심 조력자로 지목된 운전기사가 양회정(56)씨가 검찰에 자수했다.
양씨는 29일 오전 6시29분께 경기 안성시 모처에서 인천지검 당직실로 전화를 걸어와 자수 의사를 밝힌 뒤 오전 8시께 검찰에 자진 출두했다.
양씨는 범인도피 혐의로 지명수배가 내려진 상태였다.
양씨는 '구원파' 본산인 금수원의 시설 관리 업무를 담당하며 유 전 회장의 운전기사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양씨가 유 전 회장을 태운 차량을 운전하며 경기 안성 금수원에서 전남 순천 '숲속의 추억' 별장으로 은신처를 옮긴 것으로 보고 있다.
양씨는 유 전 회장이 머물렀던 별장의 내부수리를 맡고 2층 통나무 벽 안에 이른바 비밀 공간을 만든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양씨는 지난 5월25일 전남 순천 '숲속의 추억' 별장에 유 전 회장을 남겨둔 채 홀로 빠져 나왔다. 이어 당일 아침 전주의 한 장례식장에 도주차량으로 쓰인 EF쏘나타 챠량 1대를 버린 채 달아났다.
양씨는 당시 처제 등에게 숲속에 남겨진 유 전 회장을 구하러 가자고 설득했지만 거절당하자 금수원에 잠입 후 다시 그 곳을 빠져 나온 것으로 검찰은 추정했다.
검찰은 이달 말까지 자수할 경우 불구속 수사 원칙을 천명한 만큼 이르면 이날 오후 늦게 양씨를 석방한 후 추가 소환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유 전 회장의 도피에 개입한 일명 '김엄마' 김명숙(59·여)씨와 양씨의 부인 유희자(52·여)씨는 지난 28일 검찰에 자수해 조사를 마친뒤 밤 늦게 귀가했다.
검찰은 이날 오전 10시께 김씨를 재소환해 유 전 회장의 도피를 도운 경위, 실제로 도주작전을 총괄 기획·주도했는지 여부, 도피자금 출처 등을 보강 조사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