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가 미국이 한반도 배치방침을 밝힌 고고도 미사일 요격체계 '사드(THAAD)'에 대한 경계심을 드러냈다. 러시아는 사드의 한반도 배치 거부의사를 직접적으로 표현하면서 우크라이나에 이은 미국와 러시아의 대립장이 한반도로 번지는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러시아가 이같은 반응을 보인 데에는 한민구 국방장관의 발언의 영향이다. 한민구 국방부장관은 지난 20일 KBS '일요진단'에 출연해 사드의 한반도 배치에 대해 "사드와 관련해서 미국이 요청한 적도 없고 우리가 이를 검토한 적도 없다는 것이 기본입장"이라면서도 "미국이 사드를 한반도에 배치한다면 그것은 북한의 핵과 미사일을 억제하는 데, 한반도의 안보태세를 강화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자 러시아 외무부는 24일 성명을 통해 한 장관의 발언이 "동북아 지역의 전략적 정세에 필연적으로 부정적 파장을 초래하고 군비 경쟁을 촉발할 것"이라며 "한민구 장관이 사드를 (한반도에) 배치하는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는다고 발언한 것은 미국의 전지구적 MD 시스템 전개 지역 확대와 그 시스템의 한반도 출현 전망을 의미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한국 정부는 자국 안보 차원에서 이로 인한 결과를 깊이 생각해야 할 것"이라고 러시아 외무부는 덧붙였다.
러시아가 사드 배치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은 사드의 미사일 탐지체계인 엑스밴드 레이더 때문이다. 탐지거리가 1000km에 달해 중국과 러시아 극동지역의 미사일 기지가 한반도 사드 체계의 봉쇄를 받기 때문이다.
중국에 이어 러시아까지 사드가 한반도에 배치되는 것에 대해 매우 민감하게 반응하면서 향후 이 문제를 놓고 동북아 정세가 요동칠 가능성이 있어 관심이 모아진다.
위용섭 국방부 부대변인은 25일 정례브리핑에서 "우리 군이 구축하려는 (사드 등 미사일 방어) 체계는 북한의 핵과 미사일 대응능력을 위한 것"이라며 "따라서 러시아 등 주변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러시아의 반응은) 불필요한 우려와 확대해석이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