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자동가 환율충격을 이기지 못하고 상반기 부진한 실적을 냈다. 판매대수는 전년 같은기간 보다 늘었지만 영업이익이 크게 감소했다. 순이익도 전년에 비해 축소됐다.
기아자동차는 25일 양재동 본사에서 컨퍼런스 콜로 진행된 기업설명회(IR)에서 '2014년 상반기 경영실적(잠정)'을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기아차는 올해 상반기 ▲매출액 23조9803억원 ▲영업이익 1조5054억원 ▲세전이익 2조3,846억원 ▲당기순이익 1조9,001억원 등의 실적(IFRS 연결기준)을 기록했다.
상반기 판매대수는 154만 7123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144만 5431대보다 10만 1692대(7.0%) 증가했지만 매출액은 전년 동기의 24조 1974억원 보다 오히려 2171억원(0.9%) 줄었다.
영업이익은 지난해 상반기 1조 8305억원보다 3251억원(17.8%), 당기순이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의 1조 9648억원보다 647억원(3.3%) 각각 감소했다.
특히 2분기(4~6월)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대비 31.7% 감소한 7697억원을 기록, 환율 급락에 따른 충격이 그대로 경영실적에 반영됐다. 기아차는 2분기 판매 증대, 수출단가 상승 등 긍정적 요인이 환율하락으로 모두 상쇄되며 전년 동기대비 매출액은 12조545억원(-8.1%), 당기순이익 1조238억원(-13.3%)을 각각 기록했다.
주요 수출국인 러시아의 루블화 가치 하락도 큰 악재로 작용했다.
기아차는 지난달 러시아에서 현지업체인 아브토바즈에 이어 판매실적 2위를 기록할 정도로 러시아 현지에서 장사를 잘했지만 우크라이나 사태 여파로 루블화 가치가 하락하면서 현지 매출과 이익을 원화로 환산하는 과정에서 큰 손해를 봤다.
이런 가운데 내수시장에서 고전했던 점도 실적을 악화시켰다. 2분기 내수 판매량은 11만625대로, 작년 2분기보다 7천25대나 줄었다.
기아차 관계자는 "수출이 75%에 달하는 사업 구조상 환율 하락에 따른 수익성 악화가 불가피했다"며 "다만 효율적인 판촉비 집행과 제값 받기 정책 등으로 환율 충격을 일부 방어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기아차는 올해 하반기에도 글로벌 시장의 불확실성 증대와 업체간 경쟁 심화로 인해 경영환경 어려움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업계에서는 미국 정부의 출구전략에 따른 금융시장불안과 중국의 저성장 안정화 정책, 그리고 신흥국 경제불안 등의 영향으로 자동차 판매 성장세가 둔화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특히, 통상임금을 둘러싼 노조의 파업 리스크가 올 하반기 최대 변수다. 현대·기아차는 지난해에도 노조의 파업으로 총 1조5천억원에 육박하는 매출 손실을 봤다.
삼성증권은 "현대차 기준으로 정기상여금을 통상 임금에 포함할 경우, 인건비 상승효과는 4천억원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기아차는 현 위기상황을 전 세계 시장에서 높아진 제품 및 브랜드 인지도를 바탕으로 근본적인 기업 체질 개선 및 경쟁력 강화의 계기로 삼는다는 계획이다.
기아차 관계자는 컨퍼런스콜에서 "당분간 환율하락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하반기 수익성을 방어하는 데 모든 역량을 집중할 계획"이라면서 "생산∙판매부문의 생산성과 효율성을 한층 높이는 한편 각 지역별 시장 밀착 관리 대응으로 어려운 경영환경을 돌파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반기에는 신차효과가 기대되 그나마 기아차에 위안 거리다. 기아차는 하반기 국내시장 신형 쏘렌토 출시, 해외 시장 쏘울EV를 비롯한 신형 카니발 판매를 본격화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