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종한 수단 여성, 마침내 자유 찾아... 교황과 면담

24일 이탈리아 도착, 세계 교인들에게 '신앙의 본' 보여
프란치스코 교황이 24일(현지시간) 바티칸 영빈관에서 메리암 이브라힘과 그녀가 감옥에서 출산한 딸 마야를 따뜻하게 맞이하고 있다. ⓒAP/L'Osservatore Romano.

개종했다는 이유로 사형 선고를 받고 복역했던 수단 여성이 마침내 완전한 자유를 되찾았다.

외신들은 메리암 이브라힘(27)이 현지시간으로 오늘 24일 오전 메리암 '고통의 땅' 수단을 떠나 가족과 함께 이탈리아에 안전히 도착했다고 보도했다. 이탈리아 정부가 제공한 항공편으로 로마 치암피노 공항에 도착해 라포 피스텔리 이탈리아 외교차관과 함께 비행기에서 내리는 모습이 포착된 메리암은 이어 바티칸으로 향해 프란치스코 교황을 만났다.

메리암은 바티칸 영빈관에서 교황과 약 30분간 면담을 가졌으며, 바티칸 페데리코 롬바르디 대변인은 교황이 메리암에게 "신앙을 지키는 용감한 본을 보여 준 것이 감사하다"고 전했다고 밝혔다. 교황과의 면담에는 메리암의 남편과 두 자녀도 동석했다.

수단에서 태어난 메리암은 현지 이슬람법에 따라 태어나면서부터 무슬림으로 종교가 정해졌으며, 이 때문에 자라면서 기독교인이 되었음에도 불구하고 개종했다는 혐의를 부과 받고 태형과 사형이라는 선고를 받았다. 이 선고를 받을 당시 메리암은 임신 8개월 상태였다. 수단 법원은 이에 메리암의 사형 집행을 2년 뒤로 연기했다.

메리암은 지난 5월 감옥에서 딸인 마야를 낳았으나 다리에 족쇄를 찬 채로 출산했고, 이 때문에 마야에게 장애 증세가 있다고 밝힌 바 있다.

국제사회는 수단 법원의 비인도적이고 종교탄압적인 판결에 항의하며 메리암의 석방을 촉구해 왔고, 그에게 자유를 되찾아 주기 위한 전 세계적인 청원 운동이 온라인상에서 자발적으로 일기도 했다. 이와 같은 압박 끝에 수단 법원은 지난달 메리암을 석방시켰다.

그러나 메리암의 고난은 이후에도 지속됐다. 그는 석방 후 출국 길에 올랐으나 여행 문서에 기독교식 이름이 써져 있다는 이유로 다시금 체포 당했다 풀려나기를 반복했다.

한편, 메리암은 수감되어 있는 동안 기독교 신앙을 버리면 살려 주겠다는 회유와 강압에도 불구하고 신앙을 굳건히 지켜 많은 세계 교인들에게 불굴의 신앙의 모범을 보였다. 메리암은 감옥에 있을 당시 "(이슬람을 따르지 않는다는 이유로) 내게 사형이 선고됐다면 어서 빨리 형이 집행되어야 한다. 왜냐하면 나는 내 기독교 신앙을 버리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고 밝혔다.

석방 후 그는 "나는 이슬람으로의 개종을 거부했다. 살기 위해서 기독교 신앙을 저버릴 수는 없었다. 무슬림이 되기로 하면 살 수 있다는 것을 알았고, 내 가족을 돌볼 수도 있으리란 것을 알았지만 내 자신에게 진실해지길 원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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