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동급생에 '찐따'…학교폭력 해당

교육·학술·종교
편집부 기자

사이가 좋지 않은 동급생에게 '찐따'라는 표현을 쓰면서 따돌림한 것은 학교폭력에 해당한다는 법원 판결이 나왔다.

서울행정법원 행정1부(부장판사 이승택)는 중학생 A양이 "봉사활동과 상담치료 처분을 취소해 달라"며 자신이 다니는 중학교를 상대로 낸 소송에서 원고 패소 판결했다고 24일 밝혔다.

재판부는 원고 "A양이 동급생들에게 '찐따', '×발' 등의 단어가 담긴 메시지를 보내고, 이들을 함께 노는 무리에서 제외하는 '왕따 행위'를 한 것은 학교폭력에 해당한다"고 판시했다.

재판부는 또 "피해 학생들이 먼저 '찐따'라고 놀렸다"는 A양 측 주장에 대해서도 "A양이 피해 학생들에게 가한 행위는 피해 학생들이 먼저 가한 행위에 대한 방어를 넘어 새로운 학교폭력을 가한 것"이라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학교폭력법상 명예훼손과 모욕은 학생의 보호·교육 측면에서 형법상 명예훼손과는 달리 해석해야 한다"고 전제하면서 학교폭력법은 학교 내외에서 학생을 대상으로 발생한 상해, 폭행, 감금, 협박, 명예훼손·모욕, 따돌림 등을 학교폭력으로 규정하고 있다고 부연했다.

원고인 A양은 지난해 서울 성북구 모 중학교에 입학해 동급생 B·C양 등과 어울려 다녔다. 그러나 B양이 A양의 시험 성적을 허락 없이 보면서 마찰이 생겼고, A양은 함께 놀던 무리에서 B양과 C양을 차례대로 제외시켰다.

A양은 이후 다시 B·C양과 어울려 놀기 시작했으나 전처럼 가까워지지 못하자 "애들이 너희 둘 다 찐따라고 한다", "×발, 네가 그랬잖아" 등의 문자메시지를 보냈고, 이들과 지나칠 때마다 어깨를 툭툭 치는 등의 행위를 했다.

이 사건은 A양이 지난해 11월 화장실에서 다른 여학생과 다툼을 벌이다가 자치위원회에 신고된 후 B·C양이 위의 피해사실을 추가로 신고하면서 자치위원회 판단을 받게 됐다.

자치위원회는 이 사건을 조사한 후 A양에게는 학교 내 봉사 5일과 상담치료 처분을, B·C양에게는 상담치료와 A양에 대한 서면·구두사과 처분을 내렸다.

A양과 A양 부모는 이후 "B·C양도 A양을 상대로 욕설과 따돌림을 했는데 학교가 이 사건을 조사하면서 피해 학생들의 진술에만 의존했다"며 이 사건 소송을 냈다.

#학교폭력 #찐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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