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경의 부채탕감과 한국교회의 역할'을 주제로 희년함께, 희망살림, 한국복음주의연합이 주최하는 토론회가 21일 오후 3시부터 열매나눔재단(구 청어람)에서 진행됐다.
이날 첫 발제자로 나선 정종성 교수(백석대)는 국회예산정책처가 2013년 6월 '가계부채의 현황 및 대응방안' 발표를 인용하며최근 10년간 명목GDP대비 가계부채비율은 2003년 73.9%에서 2012년 91.1%로 20% 포인트 가까이 급증했다고 했다.
특히 2013년 3분기 기준 991조 7000억원을 기록한 한국의 가계부채는 전분기보다 12조1000억원이 늘어나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는데 2014년 1월 현재 1000조원을 이미 넘어선 것으로 추정된다고 했다.
또 가처분소득(수입에서 고정 지출을 제외하고 남은 돈) 대비 가계 부채도 치솟았다며 2003년 12.6%에서 지난 2008년 말 149.7%로 늘었다가 2012년 163.8%, 2013년 9월 말 169.2%까지 높아졌다고 했다.
정 교수는 "더욱이 청년실업, 고용불안, 전세대란까지 겹치면서 원금상환은 커녕 이자를 갚은 것도 벅찬 한계가구가 증가하고 있는 현실이다"고 했다. 빚은 늘어나고 빚을 갚기는 더 어려워진 상황이라는 얘기다.
그는 '개인회생' 신청 건수(법원 통계 월보)도 2013년 11월말 9만6412건을 기록했다며 이는 2012년의 9만386건을 이미 넘어선 것이라고 했다. 2013년 개인회생 건수는 2012년보다 17.2% 늘어났다.
금융권과 법원통계월보에 따르면 작년 1년간 개인회생 신청건수는 총 10만5천885건이었다. 개인회생제도 시행 후 처음으로 한 해에 10만건을 넘어섰다.
개인회생 신청은 2009년 5만4천605건에서 2010년 4만6천972건으로 다소 줄었지만 2011년에는 6만5천171건, 2012년은 9만378건으로 3년 연속 늘어갔다. 또 "개인파산 접수건수도 5만1693건을 기록했다"고 했다.
그는 "한국경제를 벼랑으로 내몰만한 시한폭탄의 초침이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며 "무엇보다 가계부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대비책 마련이 매우 시급한 현실이지만 경제 전문가들이 다양한 해법을 내놓고 있지만 근본적인 처방전이 되지 못하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런 자료들을 근거로 공조직이나 국가의 사회경제적 차원에서의 대 국민적 조율기능이 사실상 붕괴되었다고 판단한다"며 "경제적 재분배의 근거라고 할 수 있는 세금정책이 뒤틀렸다"고 지적했다.
정종성 교수는 신앙공동체에서 대안을 찾기 위해 누가복음 16장의 청지기 비유, 마태복음의 주기도문(6:9-12)과 왕의 비유(18:23-35)을 들었다.
그는 "누가 신학적 특징은 당시 그레코-로만 사회의 지배적 관계구조인 '후견인 제도에 입각한 교제(patronal friendship)'를 뛰어넘으려는 것이다"며 "바꿔 말하면 비유의 화자인 예수는 공동체내의 부유한 바리새인들에게 '계산적인 균형적 나눔'을 기대하지 말고 오히려 아무런 대가의 기대 없이 가난하고 소외된 자들의 진정한 후견인이 되어줄 것을 촉구하고 있는 것이다"고 했다.
또 오늘날 시대에 있어서도 "빚탕감이 단순히 사회복지제도를 보완하는 수박겉핥기식의 일차적 처방전이 아니라 근본적인 공동체 회복의 실질적 수단이 되기 위하여 오늘날 '금융권의 탐욕'과 '정부 정책의 지속적인 실패'를 극복하면서 개인과 가계의 부채문제를 '인간에 대한 존중과 형재애'의 정신에 입각해 근본적으로 해결하는 '기본소득' 보장이 온전한 빚탕감의 정신이요 궁극적인 재분배의 완성형이라고 말하고 싶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