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단 정부, 기독교 교회 신축 금지시켜

중동·아프리카
손현정 기자
hjsohn@cdaily.co.kr
국제 박해 감시단체, "탄압의 연장선상될 것" 우려
교회로 향하는 수단 교인들의 모습. ⓒwww.samaritanspurse.org

수단 정부가 기독교 교회의 신축을 금지한다는 방침을 재확인했다고 한 국제 기독교 박해 감시단체가 밝혔다.

영국 런던에 본부를 둔 세계기독교연대(Christian Solidarity Worldwide)는 강경 이슬람 국가인 수단의 정부가 자국 내에서 교회가 새롭게 지어지지 못하게끔 막는 정책을 펼쳐 세계 교계에 우려를 안겨 주고 있다고 전했다.

CSW의 앤디 디퍼(Andy Dipper)는 16일(현지시간) 성명을 통해서, "우리는 수단 정부가 재확인한 교회 신축 금지 정책에 깊은 우려를 표한다. 이러한 정책과 수단 내에서 지속되고 있는 교회 건물 파괴와 부동산 압수 등의 탄압은 수단 헌법에 명시된 종교와 신앙의 자유에 위배되는 것이다"고 밝혔다.

앞서 수단 종교 지도부의 샬릴 압둘라(Shalil Abdullah) 장관은 수단 내의 많은 기독교인들이 남수단으로 이주했으므로, 더 이상 교회를 새로 세울 필요가 없다고 정책의 배경을 설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CSW는 이러한 정책은 수단 정부에 의해서 주도되고 있는 기독교인들에 대한 차별과 박해의 연장선상임을 주장했다.

수단 교계 역시 이러한 정책이 가져올 악영향에 우려를 표명했다. 현지 가톨릭 교계 지도자인 에두아르도 히보로 쿠살라 대주교(Mgr. Eduardo Hiiboro Kussala)는 현재 수단에서 기독교인들이 겪고 있는 고충에 대해서 "교회 주교들과 사제들은 수단에서 법적인 지위를 보장 받지 못하고 있고 여권 발급조차 허가되지 않고 있다. 우리는 이 나라를 자유롭게 떠날 수가 없다. 또한 많은 사제들이 추방 당했고 이들은 다시는 수단으로 돌아오지 못한다"고 언급했으며, 교회 신축 금지 정책 또한 수단 기독교를 탄압하는 수단으로 쓰일 것이라고 우려했다.

세계의 박해 받는 교회들을 지원하는 많은 국제 단체들은 수단에서 일어나고 있는 기독교인들에 대한 차별과 가혹 행위들에 대해서 수차례 지적해 왔다. 오픈도어즈(Open Doors)는 올해 세계 박해 국가(World Watch List)에서 수단을 세계에서 열한 번째로 박해가 가장 심각한 나라로 지목했다. 특히 오픈도어즈는 수단 정부가 기독교인들에 대한 살해, 재산 침해, 강제 결혼과 이주 등에 깊이 관여되어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수단 법원은 최근 기독교로 개종했다는 이유로 임신한 여성에게 사형을 선고해 국제 사회의 지탄을 받기도 했다. 지난 4월 메리암 이브라힘(Meriam Ibrahim)은 임신 8개월이었던 상태로 배교 혐의를 부과 받아 태형과 사형 선고를 받았다. 수단에서는 태어남과 동시에 이슬람으로 종교가 등록되며 다른 종교로의 개종은 불법이다.

이미 한 아이의 어머니이자 임신 중인 여성에게 사형을 선고한 비인도적인 판결은 전 세계적으로 이브라힘에 대한 구명 운동을 촉발시켰고, 미국을 비롯한 각국 정부에서도 이브라임의 석방을 촉구하고 나서면서 수단 법원은 지난달 이브라힘을 풀어주기에 이르렀다.

이브라힘은 감옥에서 출산했으나, 교도소 당국에서 출산 시에도 족쇄를 풀어 주지 않아 태어난 아기가 장애를 가지게 됐다고 최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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