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내유보금 과세 방안에 재계 반발

"사내유보금 상당수는 비현금성 자산".."사내유보금 푼다고 소비 진작되지 않아";경영환경 불확실성이 사내유보금 증가 이끈다는 연구결과 나와

최근 최경환 경제부총리와 정치권을 중심으로 제기되고 있는 대기업 사내유보금에 대한 정부과세 방침에 재계의 반발이 이어지고 있다. 재계는 사내유보금의 상당수가 비현금성 자산이며 이에 대한 과세는 이중과세라고 우려하고 있다.

김영배 한국경영자총협회 회장 직무대행은 17일 오전 서울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경총포럼'에서 "기업들이 사내유보금을 쌓아놓고 투자를 하지 않는다는 주장은 근거 없는 비판에 불과하다"며 "사내유보금은 기업이 보유한 현금이 아니라 주요 자산의 장부상 숫자로 대부분이 공장과 토지, 영업권 등 이미 투자된 유무형의 비현금성 자산"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사내유보금을 줄이라는 것은 기업이 이미 투자한 공장과 기계를 처분하라는 말과 다르지 않다"고 말했다. 임금 상승으로 소비를 활성화해야 한다는 주장에 대해 그는 "임금을 올려 가계소득을 증대시키고 소비를 진작시켜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이런 효과를 보려면 고임금 근로자가 아닌 저임금 근로자의 임금을 올려야 하는데 중소·영세기업이 이를 감수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한국경제연구원은 김윤경 부연구위원이 작성한 '사내유보금 과세제도 도입의 문제점과 정책방향'이라는 보고서를 통해 사내유보금 과세에 신중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보고서는 사내유보금이 기업이 벌어들인 이익 중 세금과 배당을 통해 외부로 유출되지 않고 기업내부에 남겨둔 금액으로, 그중 대부분은 재투자되어 토지, 건물, 공장, 설비 등의 형태로 존재하고 있는만큼 현금으로 보유하는 것처럼 오해할 수 있다고 지적한다. 때문에 일부 기업들은 사내유보금 과세시 생산 설비등을 매각해야한다고 주장하기도 한다.

또한 보고서는 2012년 기준 우리나라 상장기업(금융사 제외)의 총자산 대비 현금성 자산 보유 비율이 9.3%에 불과하다고 밝혔다. 이는 미국(23.7%), 일본(21.4%), 대만(22.3%), 유럽(14.8%)에 비해 매우 낮은 수준으로 우리 기업들이 과도하게 현금성자산을 보유하고 있다는 비판은 적절하지 않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보고서는 배당소득세를 회피하려는 주주들에 대한 징벌적 과세를 하는 선진국의 사례를 들며 사내유보금 과세가 경기부양정책의 수단으로 논의되기에는 적절치 않다고 주장했다.

이어 보고서는 사내유보금 증가추세는 기업 경영의 불확실성 확대에 따른 결과인 만큼 이를 해소할 수 있는 정책이 우선되야 한다고 말했다.

김윤경 부연구위원은 "기업의 현금성자산 증가는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기업경영환경의 불확실성 확산에 따른 국제적인 현상이며, 미국의 경우도 현금성 자산 급증에 대한 원인을 기업환경과 정부정책의 불확실성으로 보고 있다"고 지적하고, "우리도 기업경영의 불확실성을 개선할 수 있는 정책이 우선되어야 한다"고 강조하였다.

한편,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내수부양의 일환으로 기업의 사내유보금이 투자.배당.임금으로 흘러가도록 과세나 인센티브를 주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사내유보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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