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실 밝혀달라"…단원고 생존학생들 도보행진

  ©뉴시스

세월호 침몰 현장에서 구조된 안산 단원고등학교 2학년 학생 30여명의 이틀에 걸쳐 도보행진을 벌였다.

어제 오후 학교를 나선 학생들은 16일 오후 3시30분 약 32㎞에 이르는 도보행진의 목적지인 서울 여의도 국회 정문으로 들어섰다.

학생들은 전날 오후 5시께 수업을 마친 뒤 광명시 하안동에 위치한 서울시립근로청소년복지관까지 약 21㎞를 걸어 하룻밤을 묵었고, 16일 오전 9시부터 11㎞를 다시 걸어 최종 목적지까지 무사히 도착했다.

학생들의 손에는 'Remember(기억하라) 0416', '보고 싶은 친구들아 사랑해', '얘들아 힘내' 등의 문구가 쓰인 노란 깃발과 피켓이 들려 있었다.

이날 발달장애 청소년 대안학교인 사람사랑나눔학교 학생 10명과 교사들도 여의도공원에서 도보행진에 합류했다.

청년시민단체 청년유니온은 전국경제인연합회 앞에서 성역 없는 진상규명을 위한 세월호 특별법 제정을 요구하는 피켓을 들고 학생들을 격려했다.

학생들은 지난 8일 일부 유족이 진도 팽목항으로 도보 순례를 떠나는 것을 보면서 도보 행진을 계획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학생들을 보던 시민들은 더운 날씨에 목을 축이라며 음료수를 건네는가 하면 격려의 박수를 보냈다. 가던 길을 멈추고 목 놓아 우는 시민들의 모습도 곳곳에서 눈에 띠었다.

우신초등학교에서부터 도보 행진에 동참한 신학생 김은경(37·여)씨는 "살아있어 준 아이들이 고맙다. 고통을 잘 이겨내고 있는 것도 대견하다. 곁에서 함께하는 사람들이 있다는 걸 기억했으면 한다"고 전했다.

중학교 1학생 아들과 함께 세월호 전국도보순례를 참여했던 송정근(54) 목사는 "어제(15일) 가족들이 국민 서명용지를 들고 국회에 갔지만 결과가 신통치 않았다. 가만히 있을 수 없어서 오늘도 나왔다. 국민들의 목소리를 무참히 짓밟았다. 나라가 이래갖곤 안 된다. 가족들이 원하는 특별법을 제정하는 게 옳다"고 성토했다.

구로동거리공원에서 합류한 대학생 정모(22)씨도 "세월호 참사와 같은 불행한 일이 터졌을 때마다 철저한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을 요구하는 "가족들이 추천하는 자문단이 참여하고 수사권과 기소권을 갖는 특별법은 마땅히 제정돼야 한다"고 언급했다.

한편 여야는 이날 오후 세월호 특별법 제정을 위한 담판 회동을 가졌지만, 끝내 협상이 결렬됐다.

세월호 가족대책위원회는 이날 오전 배포한 자료에서 "오늘 중으로 특별법이 제정되지 않는다면 어쩔 수 없이 대통령 면담 추진 등 더 강력한 행동으로 대응할 수밖에 없다"고 밝힌 바 있다.

#세월호 #도보행진

지금 인기 많은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