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일보] 정몽구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은 14일 서울 양재동 본사에서 열린 현대·기아차 해외법인장 회의에서 품질 경쟁력을 향상을 통해 위기를 극복해야한다고 강조했다.
정 회장은 해외 법인장 60여 명이 함께한 자리에서 우선 ▲글로벌 시장 경쟁 가속화 ▲신흥시장 침체 ▲저환율 등 3대 위협 요인을 제시하며 "글로벌 생산 규모에 걸맞은 품질 경쟁력 확보가 최우선"이라며 "제품 개발·설계 단계부터 품질 점검에 주력하고, 품질 교육을 확대 운영하라"고 지시했다.
최근 글로벌 업체들은 산업수요 증가에 대비해 시장 선점 차원에서 올해에만 200만대 가까운 생산능력을 확충한 상태에서 치열한 마케팅 경쟁을 벌이고 있다.
세계 완성차 산업수요는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 2009년 6213만대로 바닥을 친 후 지속적인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해 8106만대로 최고치를 경신한 데 이어 올해도 전년보다 3.6% 늘어난 8400만대 수준을 기록할 것으로 업계는 전망하고 있다.
올 상반기 현대·기아차는 국내외 글로벌 시장에서 작년 상반기(383만6445대) 대비 5.4% 증가한 404만3415대의 완성차를 판매했다.
특히 미국과 중국, 유럽 등 산업수요가 증가하고 있는 시장은 물론, 신흥시장까지 고르게 판매가 신장되면서 해외에서만 지난해 상반기보다 5.9% 증가한 347만8217대의 판매량을 기록하며 선방했다는 것이 현대차 측의 설명이다.
하지만 최근 원고 상황으로 수익성 악화가 지속되고 있고 엔저 수혜를 바탕으로 일본 업체들은 공격적 할인 공세에 나서고 있어 현대·기아차와 경쟁이 심화되고 있다. 여기에 글로벌 완성차 시장의 성장동력이었던 신흥시장은 미국의 양적 완화와 지역별 정정불안 등으로 침체 기조를 나타내고 있어 이를 해결할 방책 마련이 시급한 상황이다.
현대차에 따르면 올 들어 5월까지 주요 신흥국의 전년동기비 완성차 판매증가율은 러시아(-5.6%), 브라질(-5.1%), 인도(-3.0%)가 모두 마이너스를 기록했고, 아세안과 중남미의 판매도 감소세로 돌아섰다.
또 세계 최대 시장인 중국에서는 대도시 자동차 구매제한조치가 확대 시행되고 있고, 유럽은 독일, 프랑스를 비롯한 주요국들의 제조업 경기 둔화와 더딘 고용 회복 등으로 인해 경기 회복세가 제약 받고 있다.
이와 함께 내수 시장은 2분기 이후 소비심리 위축, 한·EU FTA 관세 추가 인하에 따른 유럽산 자동차의 가격 경쟁력 확보, 임단협 과정에서의 생산차질 가능성 등으로 전망이 불투명하다.
이 같은 상황을 직시한 듯 정 회장은 "현지 소비자에 특화된 제품 개발 및 고객 중심의 서비스, 마케팅 전략 수립에 주력해 고객 신뢰도를 높이고 브랜드 파워를 강화해 시장 재편에 적극 대응해야 한다"고 강조하면서 "협력업체와의 소통과 협력 확대를 통해 부품 공급망 안정화는 물론, 지역별 판매 네트워크 관리에도 만전을 기해달라"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