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사건 조사 및 보상에 관한 법안을 담은 세월호 특별법 제정이 난항을 겪고 있다. 여야는 주말에도 회의를 가졌지만 진상조사위원회에 부여할 권한이 쟁점으로 부각되면서 협상을 마무리하지 못했다. 여야는 오는 16일 세월호 특별법을 본회의에서 통과시키기로 합의했지만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
13일 여야는 국회에서 홍일표 새누리당 간사와 전해철 새정치민주연합 간사를 통해 '세월호 사건 조사 및 보상에 관한 조속 입법 태스크포스(TF)' 3차 회의를 열고 김학용 새누리당 의원안을 비롯한 여야 국회의원 발의 법안 8건과 새정치연합 당론 제출 법안, 세월호 가족대책위가 마련한 변호사 단체 청원안 등을 논의했다. 여야는 독립된 지위의 진상조사위원회를 설치하고 피해자들과 피해지역에 국비를 지원하며 추모사업을 수행한다는 데는 의견 접근을 이뤘다.
그러나 진상조사위원회에 부여할 권한에 수사권을 넣을지를 두고 여야가 대립했다. 새정치민주연합 측은 진상조사위원회에 수사권·동행명령권·특별검사 요구권 등을 부여하자고 주장하고 있다. 새누리당은 야당의 요구는 '3권 분립'에 위배될 수 있다고 맞서고 있다.
피해보상 주체와 세월호 피해자 의사상자 지정 등에서도 새정치연합은 새누리당안에 불만을 제기했다.
TF 소속인 새정치연합 의원들은 이날 저녁 기자회견에서 "새누리당은 TF회의에서 거의 모든 핵심쟁점에 대해 반대하면서 세월호 입법을 거부하고 있다"며 "새정치연합측은 조사위의 조사권한 강화를 일관되게 주장하고 있다. 그 방법으로 검사의 임명, 특별사법경찰관제 도입을 요구하고 있지만, 새누리당은 이를 수용하지 않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새누리당에 자신들이 제안한 쟁점에 대안을 내놓아야 할 것을 요구하며 전향적 자세를 촉구했다.
이에 맞서 TF소속 새누리당 의원들도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들은 새정치연합이 진상조사위에 수사권 부여를 주장하고 있는 데 대해 "전 세계적으로 위원회에 수사권을 부여하는 것은 전례가 없고, 형사 사법체계를 근본적으로 흔들게 되는 결과를 초래할 것"을 우려했다. 그러면서 "대신 세월호 특별법 발효와 동시에 '상설특검'을 발족하는 방안 또는 검찰총장으로부터 독립된 지위를 갖는 세월호 사건 전담 '특임검사'를 도입해 위원회와 긴밀한 협의하에 수사를 진행하는 방안을 제시했다"고 밝혔다.
여야의 다음 회의는 새누리당 전당대회 관계로 14일 저녁에 재개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