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유사가 지난 7일 리터(ℓ)당 100원의 기름값 할인을 끝내자마자 기다렸다는 듯 일선 주유소의 기름값이 급등했고, 이를 두고 정유사와 주유소 간 책임 공방이 벌어지고 있다.
18일 기준으로 보통 휘발유의 리터당 가격은 1937.16원으로, 전날에 비해 0.02원 내렸지만 여전히 상승세를 유지하고 있다.
이에 대해 정유사들은 최근 한달간 공급가격이 리터당 평균 20원가량 내렸지만 주유소들이 가격을 내리기는커녕 오히려 올렸다며 주유소에 책임을 묻고 있고, 주유소들은 정유사가 오피넷에서 공개하는 공급가가 엉터리라며 맞불을 놓고 있다.
18일 정유사들에 따르면 이들이 오피넷에서 공개한 주간 보통 휘발유 공급가격은 6월 셋째주 이후 이달 첫째주까지 꾸준히 인하됐다.
휘발유 가격(세후 가격)은 6월 셋째주 1천784.18원에서 넷째주 1천785.26원으로 소폭 올랐지만 6월 마지막주 1천763.95원에 이어 이달 첫째주 1천761.75원 등으로 한달간 22원 이상 내렸다.
SK에너지는 6월 셋째주 1천810.67원에서 이달 첫째주 1천756.93원으로 53원 이상 인하했고, 여수 공장 가동중단으로 공급에 차질을 빚었던 GS칼텍스는 가격이 등락을 거듭했지만 같은 기간 1천760.67원에서 1천758.87원으로 1.8원 내린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주유소의 보통 휘발유 판매가는 내리기는커녕 오히려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대개 정유사의 공급가격은 일주일 후 주유소의 소매가에 반영된다.
휘발유 값은 6월 넷째주 1천918.42원, 마지막주 1921.74원, 이달 첫째주 1천921.06원으로 상승 추세를 유지하다 할인이 끝난 둘째주에는 1천927.34원으로 올라 한달간 8원 이상 인상됐다.
SK에너지는 도매가가 50원 내렸지만 소매가는 6월 넷째주 1천983.39원에서 이달 둘째주 1천961.50원으로 20원 정도 인하됐다.
GS칼텍스 주유소들은 같은 기간 공급가가 거의 변화가 없었지만 휘발유를 1천895.89원에서 1천921.77원으로 25원 이상 올렸다.
이를 종합해 보면, 최근 한달 동안 도매가는 내리는데 소매가는 올랐다는 것으로 밖에 해석이 안된다.
하지만 이에 대해 일선 주유소들은 "정유사에서 실제로 공급받는 기름값이 오피넷에 공개되는 가격보다 훨씬 비싸다"며 정유사가 꼼수를 부리는 것이 아니냐는 의심의 논초리를 던지고 있다.
주유소협회에 따르면 6월 마지막 주 오피넷에 공개된 보통 휘발유 공급가와 자영 주유소가 실제 매입한 가격은 정유사별로 최고 리터당 73원까지 차이가 난다는 것이다.
SK에너지는 오피넷에 나온 공급가가 1,776원이었지만 자영 주유소 매입가격은 1,849원으로 73원 차이가 났고, GS칼텍스는 오피넷 가격은 2,754원인데 실제 주유소 매입가는 1,771원으로 17원, 에쓰오일은 1,743원(오피넷 가격), 1,769원(실제 매입가)으로 26원 격차가 있다고 협회는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