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127년 역사를 자랑하던 한 가톨릭 성당이 성도 수 감소로 결국 문을 닫고 모스크에 건물을 내주게 됐다.
미국 미네소타 주 세인트폴에 위치한 성 요한 기념 성당은 지난 2013년에 건물을 비우게 됐다. 이 성당은 한 때 성도 수가 1,400명에 달했지만, 문을 닫을 즈음에는 400명의 성도만이 있었다. 이에 따라 성 요한 기념 성당은 문을 닫고 사제와 교인들은 인근 교구의 더 큰 성당으로 옮겨가게 됐다.
이후 성당은 텅 빈 채로 그 자리에 남아 있었다. 하지만 지난 주말, 성당의 문이 다시 열렸다. 그러나 더 이상 기독교 교회로서가 아닌 모스크로서였다. 이 지역 이슬람 교구가 성당 건물을 사들인 뒤 무슬림 주민들을 위해 이슬람 센터로 개조한 것이다.
센터의 대변인인 페이잘 M. 엘미는 AP통신에 "이 지역에는 동아프리카 출신 사람들이 많이 살고 있다. 우리는 이들에게 예배할 수 있고 교육을 받을 수 있으며 공동체와 교류할 수 있는 장소를 제공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예전에 이 성당에서 예배를 드렸던 찰스 레이크는 이러한 소식에 "성당이 매각되었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안타까움을 느꼈다"고 전했다.
미네소타 주 세인트폴은 미국에서도 동아프리카 출신 인구 수가 가장 많은 지역 중 하나로, 올해 초에는 최초로 지역 경찰 공무원이 된 무슬림 여성의 히잡 착용 허용을 두고 논란이 일기도 했었다.
한편, 최근 유럽에서 기독교 교세 감소와 무슬림 이민자 수 증가가 맞물려 오래된 교회들이 모스크로 개조되는 일이 빈번하게 일어나고 있는 가운데, 미국에서도 이러한 사례가 이미 수 차례 보도되고 있다.
지난 4월 크리스천포스트는 뉴욕에 소재한 성 삼위일체 성당이 문을 닫은 뒤 모스크로 개조되는 과정에서 성당 첨탑의 십자가들이 모두 철거된 소식을 보도한 바 있다. 이 성당은 1세기에 가까운 역사를 지닌 곳이었다.
성당 보존 위원회는 건물을 매입한 이슬람 교구측에 십자가를 철거할 수 있도록 허가했으며, 모스크 건립을 주도했던 한 담당자는 크리스천포스트와의 인터뷰에서 "우리가 이 교회를 모스크로 만들려고 하는 이상 십자가는 철거되어야 한다. 십자가는 이슬람에는 적절하지 않은 상징이다"고 말했다.